[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고용노동부가 하청업체 임금체불에 대한 지도·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고용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원·하청 상생을 통한 근로자 임금체불 해소방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임금체불 규모는 1조3000억원, 피해 인원은 29만4000명이다. 조선업종의 경우 임금체불 규모가 지난해 대비 93.2% 증가했다.
고용부는 이 같은 임금체불에 일시적 경영 어려움 등 경기적 요인과 함께, 원·하청의 구조 하에서 원청의 불공정 거래 등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고용부가 지난달 부산·울산·경남의 73개 도산사업장을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주물량 감소 등 기업 내부적 요인에 의한 도산은 30.1%에 불과했던 데 반해, 원청과 관계에 따른 기업 외부적 요인에 의한 도산은 69.9%에 달했다. 외부적 요인을 세분화하면 불공정한 도급계약이 46.5%, 기성금 미지급이 21.9%였으며, 불공정한 도급계약 사례로는 실제 투입비용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한 경우가 34.3%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고용부는 앞으로 구조조정 본격화하면 체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고용부는 전국 지방관서별 ‘체불상황 전담팀’ 구성하고, 이달 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으로 부산·울산·경남지역 현장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내년 1월 설을 앞두고 ‘체불임금 집중 지도기간’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내년 감독계획 수립 시 원청의 임금지급 연대책임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는 원·하청 상생감독을 강화한다. 특히 상습체불(연 3회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 감독하고, 적발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절차 없이 즉시 범죄 인지해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더불어 고용부는 공정위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지방관서에서 하도급법 위반 의심사례 적발 시 공정위에 통보하고, 도급사업에서 원청의 공정거래 의무와 관련한 규정·사례를 홍보할 계획이다. 이 밖에 원·하청 다단계 업종에 상생결제시스템 활용을 확산하고, 향후 구조조정에 따라 원청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 시 해당 원·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우선 배려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금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은 많은 어려움이 중첩돼 있는데, 어려울 때 일수록 근로자 생계와 직결되는 임금체불의 기본부터 챙겨나가겠다”며 “대·중소 상생 및 공정거래를 토대로 원청의 2~3차 협력업체 근로조건 준수 및 향상 노력이 배가되도록 관계부처가 협력하고 정책추진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 현장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