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정부가 조선업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그림의 떡’인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손본다. 현행 제도로는 갑작스럽게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 고용유지지원금 규모를 314억원에서 728억원으로 468억원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집행된 기금은 292억원으로 확대 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용부는 까다로운 지급요건 탓에 고용유지지원금 확대가 효과를 못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고용보험법 시행령상 사업주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려면 교대제 개편과 휴업 등을 통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단축된 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한다. 또는 고용유지를 위한 훈련을 실시하거나 1개월 이상 휴직을 부여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한 사업주가 고용유지조치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면 정부는 사업주가 노동자(고용보험 피보험자)의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한 수당 등의 최대 4분의 3을 지원한다.
고용조정 대신 사업주가 휴업이나 휴직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직접 피보험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대신 사업주는 1개월 이상 휴업을 실시하고 그 기간 동안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요건에 충족하는 조치를 3개월 이상 실시한 후 3개월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도급대금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협력업체들은 두 경우에 모두 해당하기 어렵다. 도급계약이 끊기는 등 긴박한 경영상 위기가 왔을 때, 고용유지조치나 3개월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할 시간·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고용부 관계자는 “부처 내에서도 제도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한해 지원금 지급요건을 완화시키는 등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조선업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그림의 떡’인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손본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