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헌재 앞 4주간 촛불집회 허용

경찰 금지통고 '집시의 자유' 위반…일부 집회·행진 가능

입력 : 2016-12-24 오전 2:08:08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법원이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집회를 열겠다는 시민들의 청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24일부터 내년 114일까지 매주 토요일 주말집회를 헌재 인근에서 열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제5(재판장 강석규)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헌재 인근의 주말집회를 전면 금지 통고한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서울종로경찰서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23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집회의 시간과 장소, 방법,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 점, 집회에 대한 허가 금지를 선언한 헌법 정신 등에 비춰보면, 개인이나 단체가 계획한 집회 또는 시위가 제한 될 경우 그 자체로 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봐야 한다이 사건 처분 역시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이 오후 530분까지로 제한했던 삼청로83 우리은행 삼청점과 126맨션, 세움아트스페이스에서의 집회 시간을 오후 1030분까지 허용했다. 126맨션과 자하문로1621, 신교동 교차로, 삼청로83 우리은행 삼청점에서의 행진도 오후 1시부터 오후 1030분까지 허용했으며 안국역 1번 출구부터 룩센트 인코포레이티드 앞까지의 행진도 인용함으로써 행진 경로를 폭넓게 보장했다
 
다만 안국역 5번 출구 등 일부 집회 장소는 지금까지 촛불집회에 예정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석해 차도까지 점거하고 다른 집회 및 행진들과 일부 충돌할 우려가 있다며 경찰의 금지통고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또 행진신고 경로 중 3코스인 세종대로사거리-광화문교차로-경복궁역교차로-신교동교차로-효자동삼거리와 6코스부터 10코스까지 행진구간으로 신고 된 세종대로사거리, 광화문교차로, 경복궁역교차로, 삼청로삼거리, 편안한집, 삼청동 우체국, 제동초교차로, 안국역교차로, 종로2, 삼청로83우리은행 삼청점, 헌법재판소 앞은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소장 공관, 국무총리 공관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 해당하고 구간적 특성상 다수 참가자들이 운집할 경우 안전사고가 우발적으로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며 행진을 제한했다
 
앞서 퇴진행동은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토요일인 24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1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1159분 까지 집회 20건과 행진 13개 코스를 신고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율곡로와 사직로 북쪽 집회와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청운동주민센터, 126맨션, 푸르메재활센터 앞, 총리 공관 인근 삼청로 83 우리은행 삼청점 앞 등에서의 집회를 일부 허용하되 오후 530분까지로 시간을 제한했다. 행진코스 중 세종대로사거리로부터 삼청로83우리은행 삼청점까지 코스, 세종대로사거리로부터 안국역 4거리를 경유하는 코스는 각각 경복궁 교차로까지로 구간을 제한하고 시간도 오후 1030분까지만 허용했다
 
그러나 안국역 5번 출구 앞과 일민미술관 앞, 동화면세점·대한문 앞 등에서의 집회는 전면 금지했으며, 함께 헌법재판소 앞과 청와대 인근 효자동 삼거리와126맨션 앞, 총리 공관 인근 삼청로 83 우리은행 삼청점 등을 지나는 행진 역시 금지 통고했다. 이에 퇴진행동이 금지통고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헌법재판소.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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