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증권사 크라우드펀딩에서 IBK투자증권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 인선이 늦어지고 펀딩 활성화 정책이 지연되면서 펀딩자금이 1위 업체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 5곳의 올해 펀딩 성공규모는 26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IBK투자증권은 11억5000만원으로 전체 실적의 42.97%를 차지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건(6억원), 유진투자증권(3억8000만원), 키움증권(2억7500만원), KTB투자증권(2억7100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올해 4월 이후 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살펴보면 IBK투자증권에 대한 집중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5개 증권사 펀딩성공 금액은 14억원(7건)이었으며, IBK투자증권은 8억원(4건)으로 금액과 건수 기준 모두 57.1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4억원(2건), 키움증권은 2억원(1건)이었다.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올해 3월까지 두 건의 펀딩에 성공한 이후 추가 펀딩실적이 없었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5일 3억원 규모의 씨티아이코리아 펀딩을 완료했다. 또한 5월에는 핀테크 기업인 리플포유(2억5200만원), 4월에는 디앤티(1억원), 어드밴스드바이오택(1억5000만원) 펀딩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게다가 IBK투자증권은 최근 영화 ‘하루’의 펀딩에서도 목표금액 3억원 달성에도 성공했다. 아직 최종 청약자 배정과 증권발행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크라우드넷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임진균 IBK투자증권 고객상품센터장은 “올해초 펀딩 성공률이 한때 40%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50%를 넘어서는 등 펀딩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작년 연간 투자한도가 다 찼던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올해 다시 투자에 나서는 점도 펀딩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에 다른 증권사들은 활성화 정책이 지연되면서 펀딩 기업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A증권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 방침을 밝히면서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면서도 “금융위원장 등 금융당국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고 활성화 정책이 지연되면서 업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변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크라우드펀딩은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신중하게 판단하며, 현실적으로 상위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B증권사 측도 “펀딩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펀딩을 중개하는 증권사를 믿고 투자를 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 기업이나 펀딩을 진행할 수는 없다”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기업을 찾는데 신중을 기하다보니 실적이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IBK투자증권의 경우 설립목적이 중소기업 지원이기 때문에 보다 펀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증권사 크라우드펀딩에서 IBK투자증권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IBK투자증권이 펀딩을 진행한 영화 '하루' 프로젝트. 사진/IBK투자증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