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아스퍼거증후군, 고기능자폐인데 공부 못하는 이유

입력 : 2017-06-08 오후 4:40:47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은 ‘고기능자폐’라는 인식이 ‘고지능’으로 오인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스퍼거증후군은 의례히 공부도 잘 할 것이라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스퍼거증후군 아동은 오히려 학습부진을 나타내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아스퍼거증후군은 매우 현학적인 언어를 쉽게 사용하며 기억력도 비상한 경향이 있다. 그리고 어느 분야에서는 전문가 뺨치는 지식을 쌓게 되어 ‘작은 교수님’이란 별칭을 가지기도 한다. 이렇게 외형상 모습은 대단히 머리가 좋아 보이기에 이들이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지식의 저장능력과 학습능력은 큰 차이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한 아스퍼거증후군 아이는 대화를 질문형으로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질문으로 물어보며 대화를 한다. 질문에 답을 하며 연이어 다른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어지는데 간혹 틀린 답변을 하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며 당혹해하고 때로는 정답을 수정해 자신이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대로 “알면서 왜 질문을 하느냐?”고 물으면 “내가 알고 있나요?”라며 반문한다.
 
이런 경우 아동의 지식체계는 엄청난 양이 저장되어 있지만 현실문제에 있어서 적절하게 연계하여 꺼내 적용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 문제를 역으로 아이에게 질문하면 아이는 매우 힘들어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말을 안 듣는 손 움직임에 보호자의 손을 이용하듯이 지식체계를 꺼내어 나열하는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머릿속 지식을 현실에서 적절하게 프로세싱하는 과정에 자신의 감각을 통합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워한다. 때로는 시각적인 능력에서, 때로는 청각적인 능력에서 이런 문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지능이 높은 경우에도 학습된 내용을 현실과 연결하는 게 미숙해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스퍼거증후군이 많다.
 
이들에게 학습능력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의식을 꺼내어 전달하는 교류경험을 늘려야 한다. 공부 양을 늘린다고 풀리는 문제가 아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