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 현실적 대안은?…통신비 인하 법안 추진 '봇물'

추혜선·김성태·최명길 등…단말기 완전자급제 추진도

입력 : 2017-06-19 오후 3:00:33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인 ‘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한 대안으로 보편요금제 출시 의무화와 단말기 완전자급제 추진을 위한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다.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없이는 정부 정책 시행의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들 법안이 제도로 현실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19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이용자들의 데이터·음성·문자 등의 평균 사용량을 감안해 요금 기준을 고시하고, 통신사업자들이 그 기준에 부합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2GB의 데이터와 무제한 음성, 문자를 제공하는 2만원대 ‘보편요금제’ 출시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며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감안해 데이터 트래픽을 포함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LTE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2GB로 이동통신 3사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매달 평균 5만원대의 통신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은 “정부가 데이터 등의 평균 사용량을 고려해 저렴한 요금기준을 제시하고, 통신사업자들 또한 이에 부합하는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사회적 책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료 폐지의 경우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가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보편적 요금제 출시를 국회가 법적으로 의무화 해주면 미래부가 이를 통해 이통사에 강제할 수 있다. 여야 의원이 이번 개정안 발의에 참여하고, 기본료 일괄 폐지를 주장해온 시민단체도 이에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실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위해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을 이통사가 하고 있는 현재 구조와 달리 단말기 판매는 휴대전화 제조사가, 통신서비스 가입은 이통사가 담당하는 것이다.
 
국회 미방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은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가 전담하고 통신서비스 가입은 통신사가 전담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선 인위적인 요금 인하가 아닌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이행 불가능한 기본료 폐지 공약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수조원에 달하는 통신사의 마케팅비를 요금인하 재원으로 활용, 시장 경쟁을 통해 연간 2조~3조원의 통신요금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사는 단말 판매를 위한 각종 마케팅 경쟁을 본격화해 단말기 가격이 인하되고, 이통사와 알뜰폰 간 단말기 경쟁력 격차가 해소되면서 사업자 간 요금인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생각이다. 
 
기본료 폐지의 대안으로 분리공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분리공시제를 통해 단말기 구매 시 이용자에게 지급되는 공시지원금 중 제조사와 이통사의 부담 분을 각각 구분해서 공시하면 제조사의 마케팅 비용 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단말기 가격 거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미방위 소속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통사들과 LG전자는 단말기 공시지원금에 대한 분리공시제 도입을 찬성했지만, 삼성전자만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최 의원은 분리공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이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도입하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기 때문에 국회도 논의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통신비 인하를 위해 국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국회의 가계통신비 입법기능이 3년째 마비돼 있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만들더라도 국회가 법안을 논의해야 실현이 가능하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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