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관객수(BEP)를 돌파해 추가 수익이 발생한 프로젝트의 정산 과정이 간편해진다. 기존까지는 영화 펀딩이 일반적인 펀딩과 구조가 달라 예탁결제원에서 보호예수만 했지만 앞으로는 예탁을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영화 펀딩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예탁결제원은 BEP를 넘으면 추가 수익을 지급하는 형태의 펀딩에 대해서도 예탁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의 크라우드펀딩 과정을 살펴보면 투자자가 청약을 하면 예탁결제원이 발행된 증권을 예탁하게 되며, 청약증거금은 증권금융에서 관리하게 된다.
다만 예탁결제원은 영화 등 문화콘텐츠 펀딩에서 BEP 조건이 있는 펀딩에 대해서는 BEP나 매출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증권을 일정 기간 보관만 하는 보호예수만 해왔다.
예탁과 보호예수의 차이점 중 하나는 계좌유효성 여부다. 보호예수는 계좌유효성 여부를 판별할 수 없어 추가 수익이 발생했던 영화 ‘안천상륙작전’이나 ‘판도라’ 프로젝트에서는 중개업체와 발행기업이 일일이 투자자들의 계좌를 대조해 정산을 진행해야 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착오나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지적돼왔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최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발행기업과 투자자의 편익을 고려해 BEP 조건 펀딩에 대해서도 예탁을 허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종류의 펀딩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영화관객수는 영화진흥공사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매출액의 경우 외부 회계감사의 감사보고서 등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이런 종류의 펀딩은 보호예수만 가능했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면 발행기업과 중개업체에서 정산을 해야했다”면서 “투자자가 수백명 이상일 경우 정산 작업이 방대해지면서 발행기업과 중개업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일부 발행기업에서는 영화 펀딩 과정이 너무 복잡해 앞으로 영화 관련 펀딩을 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보호예수에서 예탁으로 바뀐다면 예탁결제원의 시스템과 등록된 정보를 활용해 정산 작업이 훨씬 간편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5월 펀딩이 진행됐던 영화 ‘노무현입니다’ 프로젝트는 당초 BEP 조건을 포함하려고 했다가 이같은 문제로 1년 기준 금리 5.0%의 조건으로 진행됐다. 이 영화는 BEP 20만명을 훨씬 뛰어넘는 현재 183만6000명의 관객을 기록하고 있는데, BEP 조건이 삽입됐으면 투자자들은 상당한 추가 수익까지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영화 등 문화콘텐츠 분야 펀딩은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관련 펀딩이 많이 진행됐다”면서 “다만 최근에는 정산 문제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번에 예탁이 가능해지면서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탁결제원이 BEP 조건을 통한 추가금리 구조의 펀딩에 대해서도 예탁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영화 펀딩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크라우드넷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