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1년 6개월을 맞이한 가운데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연간 투자한도는 투자금 회수하기 전 수치로 남아있어 추가 펀딩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반투자자의 연간 투자한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투자기회가 더욱 축소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투자자의 크라우드펀딩 연간 투자한도는 500만원, 동일기업에는 200만원이다. 연간 투자한도는 투자자가 처음 청약한 시점부터 1년간 적용된다.
문화콘텐츠 분야 등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펀딩 성공여부는 물론 성공 시 투자금과 이자까지 정산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다. 작년 10월 펀딩포유가 진행한 ‘허닭’ 프로젝트는 3개월만인 올해 1월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이자 지급이 완료됐다. 작년 11월에 와디즈가 진행한 영화 ‘판도라’ 프로젝트도 올해초 정산작업이 마무리됐다.
다만 문제는 일반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연간 투자한도에서 해당 금액이 제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한 투자자가 A업체 펀딩에 200만원을 투자해서 6개월 만에 투자금을 되돌려 받더라도 A업체에는 투자한도가 다 차서 6개월 내에 투자할 수 없다. 만약 다른 업체에 투자한다고 해도 투자한도는 500만원에서 200만원이 제외된 300만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펀딩에서 손실이 났다면 모르겠지만 이득이 발생해서 투자금액과 이자까지 받았는데도 그 금액만큼 리셋이 되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일반투자자의 투자한도가 낮은 상황에서 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투자자도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해서 수익이 나면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현재는 오히려 이를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측은 “최근 크라우드펀딩 업계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해서 관련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곧바로 투자한도 기준을 바꾸기는 어려우며, 크라우드펀딩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때 이 사안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크라우드펀딩 업계에서는 투자금액을 회수해도 연간 투자한도에는 남아있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진/크라우드넷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