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선버스 운수업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키로 합의됨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운전기사 증원과 버스 준공영제 확대도 불가피해졌다.
현행법상 운수업은 근로기준법 제59조에 따른 노동시간 특례업종에 포함돼 법정 한도인 주 68시간(40시간+초과 12시간+휴일 16시간)을 초과한 초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현장에선 격일제 등을 통한 주 80~90시간 노동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이는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원인으로도 지적돼왔다.
운수업이 특례업종에서 최종 제외되면 노선버스도 노동시간 한도를 적용받게 된다. 특히 휴일노동을 소정노동시간(40시간)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노동시간이 단축(68시간→52시간)이 함께 이뤄지면 버스 운전기사의 주당 노동시간은 현재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하루 16~18시간씩 이틀 근무 후 하루를 쉬는 복격일제는 물론, 하루 근무 후 하루를 쉬는 격일제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진다.
현재 수송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운전기사들의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8~9시간 2교대제로 개편 및 운전기사 증원이 불가피하다. 업체 입장에선 인건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줄어드는 노동시간에 비례해 운전기사를 늘리려면 운송요금을 현실에 맞게 인상하거나 버스 준공영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며 “우선은 법이 개정돼도 시행까지 유예기간을 둬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스 준공영제 확대로 방향이 잡히면 실질적으로 운전기사들의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시기는 2020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영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그 주체는 자치단체가 돼야 하지만, 도 단위의 시·군은 재정적으로 여력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듯 8대 2 수준인 국세·지방세 비율이 6대 4 수준으로 조정돼야 준공영제도 가능하다. 이는 단기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졸음운전 방지 대책회의에서 전국고속버스조합, 전국버스연합회, 전국전세버스연합회 등 관계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