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코스피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에 나선데다가 최근에는 미국과 북한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리스크가 단기이슈에 머무르면서 외국인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점쳤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9거래일 간 외국인은 1조3468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으며, 순매수는 단 3거래일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올해 6월까지 바이코리아 기조를 이어왔지만 7월말부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셀코리아 추세로 전환됐다.
외국인은 7월24일부터 31일까지 1조8856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하면서 7월 외국인 수급은 5247억원 순매도로 전환됐다. 이달 들어서는 7~8일에는 순매수를 기록했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 북한 강경발언의 영향으로 9~11일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각각 2551억원, 2245억원, 5872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단기 변수에 불과하고 외국인의 차익실현도 마무리되고 있는 점을 들어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예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대북 강경발언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점화됐지만 현재 긴장 상태가 무력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의 최근 20일간 IT종목 순매도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에 달하면서 외국인 순매도를 주도했던 IT 분야 매도 흐름은 마무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리스크가 차익실현과 숨 고르기를 고민하던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매도 결정을 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이 사안은 북한의 내부 사정과 트럼프의 설전이 만들어 낸 단기 노이즈 성격으로 장기적인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수급 흐름을 살펴보면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매력이 떨어지면 금방 차익실현으로 이어졌다”면서 “반면 실적이 향상되는 등 코스피의 기초여건이 개선됐을 경우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오래 지속됐고 짧은 차익실현 이후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외국인 순매도 흐름은 길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코스피의 기초여건 개선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도 외국인 순매수로 투자흐름이 바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외국인 매도에 북한리스크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 물량 중 90%가 IT 업종에 집중됐으며, 오히려 금융이나 화학, 철강 분야는 매수했다”면서 “차익실현의 요인이 더욱 크다고 판단되며, 북한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차익실현, 북한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이달 2주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사진/한국거래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