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라는 병명은 '기묘한', '알 수 없는'이라는 뜻의 단어에서 유래했다. 그 뜻 그대로 아토피 피부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도 참으로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리 인정받고 있는 것은 음식물 알레르기와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음식물 알레르기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책이다. 그런데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도 음식을 가려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되는 듯하다.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엄마가 먹는 음식의 단백질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된다. 이 때 음식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항원도 아이에게 전달되며 이것에 의해 아이에게 음식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즉 모유수유를 하는 중이고 아이가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관련 질환이 있다면 엄마도 음식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물을 피해야 한다. 여기서 ‘피해야한다’는 것은 주의해서 먹는다가 아니라 ‘철저히 제외시키고 먹어야한다’는 의미다. 알레르기는 아주 소량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알레르기 위험성이 있는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경우 엄마가 알레르기 위험이 높은 음식물을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이가 이미 태열이나 아토피증상이 있다면 엄마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이의 피부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엄마가 먹은 것이 모유로 전달되면서 아이에게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 해봐야 한다. 아이가 아토피증상이 없더라도 부모가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같은 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아이도 알레르기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주의해서 의심해봐야 할 음식물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흔하고 쉽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물은 우유, 계란, 땅콩, 갑각류, 콩류다. 이 다섯 가지를 먹지 말라고 하면 조금 신경 쓰이기는 해도 아주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것을 원료로 하는 음식물도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요거트, 빵 같은 것도 안 되고 계란이 들어가는 마요네즈, 크림 같은 것도 모두 피해야한다. 콩 같은 경우에도 두유, 된장, 두부 같은 것을 피해야 한다.
위에 열거한 다섯 가지 종류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는 일단 계란과 우유만큼은 철저히 피하고 나머지 것들은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제한하는 방법도 좋다. 엄마가 먹고 난 뒤 모유수유를 한 후, 하루 이틀 사이에 아이의 피부증상이 나빠지지 않는다면 먹어도 되겠지만 피부증상이 악화된다면 피해야 할 것이다.
◇ 박정걸 아이토마토한의원 원장
- 경희대 한의대 졸업
- 경희새벽한의원 진료원장
- 서천군지소 진료한의사
- 하이닥건강의학기자
- 대한통증진단학회 정회원
- 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아동발달그린스판연구회 정회원
- 피부병자가치료연구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