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치료에서 플로어 타임을 강조를 하다보니 많은 부모님들이 놀이치료로 이해하고 대체하는 분들이 많다. 정확히 말하면 ‘플로어 타임’은 놀이치료가 아니다. 놀이치료도 다양한 흐름이 있지만 어떤 놀이치료도 ‘플로어 타임’을 대체할 수는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놀이치료는 발달장애를 대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지사>에서 <DSM-5>에 기초하여 출판한 <소아정신의학>에는 놀이치료의 적응증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고도의 지적장애, 뇌기능에 심각한 장해를 가진 아동, 정신증이나 심한 전반적 발달장애 ...진단된 아동의 경우 일반적인 심층 놀이정신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즉 자폐성장애는 전반적 발달장애에 해당되며 뇌기능장해로 분류되기에 놀이치료의 대상이 아님을 적시하고 있다. 더불어 놀이치료의 대상도 명시하고 있다.
"놀이정신치료는 내재화된 갈등을 가진 아동뿐 아니라 경도 중등도의 외현화 문제를 가진 아동, 발달과정에서 일어난 성격문제, 환경적인 문제로 정서적 고통을 경험한 아동에게 적용 할 수 있다."
즉 신경학적 발달 이상이 치료대상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과정 중 환경적인 갈등으로 발생한 성격 이상, 정서적 이상을 해결해주는 것이 치료 목적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놀이치료란 신경학적 이상에 기초한 발달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신경학적인 이상은 없는데 성장과정에 가정내 갈등 등으로 아이가 성격, 정서상 결함이 큰 경우 정서적인 회복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정신 치료인 것이다. 반면 ‘플로어 타임’의 치료대상과 목표는 분명하다. 자폐성장애. 신경학적 발달이상이 있는 아동의 정상적인 신경발달을 만들어내는 것이 치료목적이다. 치료 대상과 목표가 명확히 다른 전혀 다른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혼돈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는 용어의 혼동이다. ‘플로어 타임’을 국내에 소개한 선생님께서 번역을 "발달적 놀이치료"라 했다. 이는 잘못된 이해이고 오역이라고 생각한다. 플로어 타임은 놀이치료가 아니다. 플로어 타임을 주창한 그린스판 박사의 계승자들은 최근에는 플로어타임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그린스판 어프로치" 즉 그린스판식 접근법 이라는 용어를 더 즐겨 사용한다. 다른 치료법과 비교 불가능한 독특한 접근법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저서 "자폐 이겨낼수 있어"에서는 플로어 타임을 “관계강화에 기초한 사회성발달치료법”이라고 번역하는 것을 제안했다. 놀이치료와는 맥이 다른 번역이다.
두 번째 오해는 진행방식이 아동과 놀이를 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플로어 타임이나 놀이치료나 애들 취향대로 놀아 주는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이 많다. 하지만 아이 취향을 중시해서 놀아주더라도 목적하는 바가 다르기에 진행방식은 크게 다르다. 더구나 플로어 타임이란 아동의 발달단계를 추적하며 지속하는 것이라 성장과정이나 발달단계마다 개입법과 목표가 달라진다. 필요한 경우는 아이의 놀이를 적극적으로 방해하여 아동의 갈등경험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플로어타임을 세련되게 잘하는 치료사일수록 의도적인 개입과 의도적인 갈등 조장을 잘한다.
즉 놀이는 출발일 뿐 갈등과 지연 방해까지 포함하여 아동주도의 사회적 경험을 유도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동원된다. 아주 세련되게 진행된다면 플로어 타임을 이용한 언어치료, 플로어 타임을 이용한 감통치료, 플로어 타임을 이용한 인지치료까지 진행하게 되니 놀이치료와는 맥이 다르다.
즉 플로어 타임이란 아동이 사회성발달과정에 거쳐야할 과정을 치료사와 부모가 능동적으로 제공하여 아동의 장애 극복을 돕는 <발달유도 행동치료법>이라 이해해도 무방하다. 앞으로는 플로어 타임이 대중화 되는 것은 좋은데 무분별하게 놀이치료로 대체하는 부모님이 없기를 바란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