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알뜰폰…LTE 도매대가 협상 여전히 '안갯속'

과기부·SKT, 10%포인트 인하 놓고 '팽팽'

입력 : 2017-10-29 오후 3:12:1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와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LTE 도매대가 협상이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오는 30일로 예정된 종합감사 전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통신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 협상을 벌인다. 양측이 도매대가를 결정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사의 통신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주는 돈이다. 알뜰폰은 이통사의 요금제를 기반으로 요금은 더 저렴하게 책정하고 데이터 제공량은 늘린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는 LTE망의 도매대가를 기존 45%에서 10%포인트 내린 35% 수준으로 낮추자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9일 "SK텔레콤과 아직 협의를 마무리하진 못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다"며 "도매대가가 상품별로 다르지만 기존보다 10%포인트 정도 낮추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인하에 적극 나서 매출 감소 요인이 많은 상황에 도매대가 10%포인트 인하까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텔레콤도 전혀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인하폭에 있어 의견차이가 있다"며 "협의가 언제 마무리될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직접 협의를 하지 않다보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도매대가가 결정되지 않아 새로운 요금제를 설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J헬로나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 등 그나마 규모가 큰 곳들은 데이터 혜택을 강화한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최근 과기정통부를 찾아 도매대가 협의 사항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협상을 직접 하지 않다보니 진행 상황에 대해 듣기 위해 과기정통부를 방문했었다"며 "알뜰폰 가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좋은 결론을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보편 요금제에 대해서는 이통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이 함께 반대하는 입장이다. 문재인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 200분, 문자(무제한)를 제공하는 보편 요금제를 중·장기 대책으로 내세운 바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미 알뜰폰에 비슷한 요금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통3사도 최근 과기정통부에 보편 요금제를 반대한다고 피력했다. 요금제는 시장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품인데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이통사의 입장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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