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0 시대 열렸다…"실적으로 대외리스크 넘어서"

기업 실적개선 호재 지속…코스닥 상대적 부진은 과제

입력 : 2017-10-30 오후 4:55:26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수년간 박스권에서 정체됐던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25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의 새 시대를 열었다. 북한 리스크를 비롯해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라는 탄탄한 기반 속에 나타난 결과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일 5.30포인트(0.21%) 오른 2501.93으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2500선을 넘어섰다.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 2500선 돌파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코스피가 2012년 이후 1800~2200선의 박스권에 갇히면서 박스권 탈출 여부조차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6년만에 박스권을 탈출해 활황세를 보인 원인으로 기업들의 실적개선을 꼽았다. 아울러 북한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투자심리 약화 및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심화에 따른 중국 관련주의 약세라는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코스피 기업들의 순이익 규모가 2015년 89조원, 2016년 95조원에서 올해는 143조원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작년보다 50% 가량 증가한 것이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3분기 주요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도 코스피의 상승 여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4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영업이익은 54조4265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 29조2407억원보다 86.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3조7372억원)은 작년 한 해 영업이익(3조2767억원)을 능가할 정도로 실적호조를 보였다. 올해 영업이익은 13조원을 돌파해 작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향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 팀장은 “사드 이슈의 경우 한-중 양국 간 전면적인 대결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중국 당국에서 양국 관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화해를 모색하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중국 관련주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도 순매수로 전환됐다. 7월부터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은 7월(5247억원), 8월(1조8751억원), 9월(1조5838) 3개월 연속 순매도를 했다가 긴장이 완화된 10월 2조490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코스닥은 2년전 750선을 넘었지만 올해 700선을 한 번도 돌파하지 못했다. 이날 689.68로 마감했으며, 올해 장중 최고치도 693.12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벤처기업 창업지원 강화, 코스닥 시장에 대한 연기금 투자확대 유도 등을 골자로 한 코스닥 시장 정책을 마련 중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증시를 보면 다우존스와 나스닥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동반 경신하고 있으며, 일부 벤처기업들은 나스닥에서 성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코스피만 발전해서는 국내 증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코스닥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30일 전거래일보다 5,30포인트(0.21%) 오른 2501.93으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2500선을 돌파했다. 사진/한국거래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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