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 유럽시장 사상최초 100만대 판매 청신호

작년 역대최고 실적 경신 전망…미국·중국시장 회복 과제 남아

입력 : 2018-02-19 오후 4:16:0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럽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라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사상 처음 연간 판매실적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연합(EU) 28개국에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유럽 시장의 승용차 신규판매(등록기준)는 128만6378대로 작년 1월 120만3993대보다 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차(005380)는 4만5226대를 판매해 전년동월 대비 14.5%, 기아차(000270)는 3만7230대로 5.7% 늘었다. 점유율은 현대차가 지난해 1월 3.3%에서 3.5%로 증가했고, 기아차는 3.0%에서 2.9%로 감소했다. 
 
작년 현대차의 유럽 시장 판매량은 52만3258대, 기아차는 47만2125대로 전년대비 각각 3.5%, 8.5% 증가했다. 두 회사의 합산 판매량은 2016년 94만693대에서 2017년 99만5383대로 증가하면서 유럽 진출 이후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2016년 6.2%에서 2017년 6.3%, 올해 1월 6.4%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연간 판매 10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유럽시장에서 기아차는 K5, 니로가 각각 전년대비 34%, 27% 증가했고 스팅어의 신차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대차는 코나 신차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 증가 등으로 점유율이 약간 상승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판매증가세로 올해 합산 판매 10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최근 유럽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확대되면서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스포티지의 판매량이 증가한 점도 꾸준한 증가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유럽 시장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VW그룹은 31만6783대를 판매하면서 점유율 24.6%로 작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PSA그룹은 16.4%(21만1097대), 르노그룹 9.2%(11만8405대), FCA그룹 6.6%(8만4953대), 포드 6.6%(8만4886대), BWM그룹 6.0%(7만6654대), 다임러 5.8%(7만4448대), 토요타 그룹 5.3%(6만8260대)로 뒤를 이었다.
 
송 연구원은 “유럽 업체들의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FCA는 피아트 브랜드의 부진으로 작년보다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며 “일본 업체의 경우 토요타는 점유율이 0.1%p 올랐지만 닛산과 혼다는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의 호조와는 달리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실적회복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작년에는 한-중 양국 간 사드 갈등 여파로 현대차의 판매량은 2016년 114만2016대에서 2017년 78만5006대, 기아차는 65만5005대에서 36만6대로 각각 31.3%, 44.6% 급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양국 간 사드 갈등이 완화되면서 올해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아직까지 반등의 계기를 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을 비롯해 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우 1월에도 전년보다 16%,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이달부터 판매감소 폭이 크게 줄면서 4월부터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전년대비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미국 시장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 성장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우며, 빠른 시일 내로 신차 투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기아차의 스팅어 모습. 사진/기아차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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