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이달말 자구안 합의 가능할까

노사 간 입장 평행선 지속…법정관리 가능성 증가

입력 : 2018-02-20 오후 3:34: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호타이어(073240)의 운명을 결정할 시한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20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사는 자구계획안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조건으로 오는 26일까지 노사 간 합의가 전제된 자구안 제출을 요구했다.
 
노조는 임금의 30% 삭감(958억원 규모), 191명의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자구안에 절대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실패의 원인에 대해서 밝히지 못하면서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채권단의 승인을 전제로 한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사측이 조합원들이 납득할만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노사 양측에 제시한 시한이 다가오지만 노사 간 대화는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개최된 46차 교섭에서 사측은 “채권단에서 26일 이사회를 소집해 놓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시한 내로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채권단은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것이며, 이미 사측에 법정관리 서류 준비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만약 법정관리에 들어선다면 채권단은 노조의 동의 없이 희망퇴직이나 임금삭감 등이 포함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 이같은 이유로 시간이 흐를수록 금호타이어 노조의 협상 입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상황은 좋지 않다. 2014년 35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금호타이어는 2016년에는 1201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감소했으며, 작년에는 15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당초 시장 전망치였던 200억원 수준의 적자보다 손실규모가 훨씬 컸다. 반면에 경쟁 업체인 한국타이어(161390)는 작년 7938억원, 넥센타이어(002350)가 23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사 간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이대로 노사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 공멸하는 만큼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자구안 합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노조가 광주공장 앞에서 채권단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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