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총자산이 지난 20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총자산은 1997년 111조원에서 2016년 1034원으로 9.3배, 연평균 12.5%씩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는 1095조원으로 1997년보다 9.9배 늘었다. 생명보험사들은 1997년 91조원에서 2016년 782조원으로 8.6배,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들은 20조원에서 252조원으로 14.3배 각각 성장했다.
다만 수입보험료 증가폭은 총자산에 크게 못 미쳤다. 수입보험료는 1997년 65조원에서 2016년 203조원으로 3.1배, 연평균 6.2%씩 증가했다.
그나마 손보사들은 16조원에서 83조원으로 5.2배 증가하며 선방했으나 생보사들은 49조원에서 120조원으로 2.4배 증가에 그쳤다. 생보사들의 성장 부진으로 전체 보험시장에서 손해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생보사들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보험침투도가 9%에서 7%로 2%포인트 감소한 반면, 손보사들은 3%에서 5%로 2%포인트 증가했다. 보험침투도는 수입보험료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험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은 2016년 수입보험료 기준 1710억달러로, 세계 보험시장에서 7번째로 컸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6.0%로, 세계 10대 보험강국 중 중국, 대만, 이탈리아 다음으로 높았다.
최근 20년간 주요 국가별 시장점유율 변화추이를 보면, 1997년 세계시장의 절반 이상(55.5%)이던 미국·일본 보험시장은 2016년에는 38.6%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7%에서 3.6%로 0.9%포인트 확대됐다. 세계인구 1위인 중국은 보험산업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여전히 보험침투도 및 1인당 보험료는 각각 우리나라의 3분의 1,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등의 영향으로 지금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의료기술 발달과 저출산에 따른 인구 고령화 등은 보험시장을 변화시키는 만큼 새로운 환경 변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또 지금과 같은 저성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단순한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자본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영 패러다임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도별 수입보험료 및 총자산 생·손보 비중. 자료/보험개발원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