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등을 약속하면서 노조 설득에 나선 가운데 노조는 더블스타의 경영계획 등이 먼저 제시돼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노조는 일단 해외매각 반대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경우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무산되고 법정관리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2일 최근 더블스타 측의 면담요청이 있었지만 그 전에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더블스타의 경영 관련 지표(재무제표·5년간 시장점유율 추이)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관련 지표 ▲금호타이어 중국공장 정상화계획 및 근거자료 ▲국내법인의 향후 10년간 경영계획 ▲금호타이어 고용보장 등의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한 후에 대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차이융선 더블스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 보장 및 3년간 고용유지 등을 약속했다. 또 빠른 시일 내로 노조와 만나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더블스타의 대화 제스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외매각 반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23일 8시간 부분파업, 24일 전 조합원의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철회 1차 범시도민대회’ 참가 등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노조가 계속 해외매각을 반대한다면 결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인수를 희망하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노조가 제시했던 금호타이어의 중국공장만 따로 인수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 채권단도 1월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자구계획안 협상시한을 1달씩 연기한 만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채권단은 빠르면 오는 30일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실사를 진행했을 때 계속기업의 가치는 4600억원, 청산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되면서 법정관리 후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더블스타와 노조 간 쟁점은 고용보장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가 3년간 고용유지 방안을 약속했지만 노조는 문서를 통해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만약 더블스타가 국내공장의 축소 또는 폐쇄 등을 추진할 경우 국내 고용보장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 및 객관적 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노조가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보장의 문서화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