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재벌개혁의 출발점이 되기보다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사익추구로 귀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방안을 보면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매각해 지주사 전환방식 대신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16.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고 그룹의 순환출자를 끊는다는 계획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현대제철이 5.7%, 현대글로비스가 0.7%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정 회장 부자가 매입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최대 29.92% 확보, 대주주로 현대차그룹을 지배한다는 시나리오로 판단된다”고 29일 밝혔다.
노조는 “현대모비스에서 분리된 모듈 및 AS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의 기업가치 및 주주이익을 훼손하고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현대글로비스의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면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에 대한 특혜이며, 사익추구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는 입장도 나타냈다. 노조는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2사1노조 체제로, 현대차 단체협약을 적용받고 있다”면서 “현대차 노조의 동의가 없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은 현대차 단체협약 중 제39조(승계의무), 41조(신기술도입 및 공장이전, 기업양수, 양도)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은 황제경영 철폐와 재벌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당국이 이번 순환출자 개편 시나리오에 강력히 대처하고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은 자칫 정 회장 일가의 시익편취 기회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