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유아기는 육체 및 지적 성장이 이뤄지는 시기다. 이 과정에서 시각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는 정상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실제로 일상생활 정보 중 80% 정도가 시각을 통해 받아들여질 정도로 눈은 중요한 기관이다.
시력이 완전히 완성되는 시기는 만 7~9세쯤이다. 때문에 그 이전인 만 3~6세 시기 눈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유아기에 정상 시력을 갖지 못하면 아이 평생의 교육과 사회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사시를 교정하지 않으면 평생 약시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시는 무언가를 응시할 때 한쪽 눈은 정면을 응시하지만 다른 눈은 그 물체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를 말한다. 눈이 안쪽으로 치우치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치우치면 외사시로 구분한다. 사시의 원인은 대부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시는 유전과 큰 관련이 없다. 뇌에서 안구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의 문제로 짐작되지만 어떤 부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상태다.
소아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사시는 '간헐 외사시'다. 전체의 60% 이상이 10세 이하에서 나타날 정도로 소아에게 집중돼 나타난다. 성인 환자는 채 8%가 되지 않는다.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약 5만명의 간헐사시 환자 중 19세 이하는 4만6689명으로 93%에 달했다.
소아사시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아이가 피곤하거나 멍하게 볼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가는 경우 ▲눈을 자주 깜빡이며 비비는 증상이 동반될 때 ▲나이가 들면서 눈동자가 돌아가는 빈도와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눈부심이 자주 일어나며 찡그리는 경우 등이 있다.
사시는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시력 발달을 방해해 최종 시력을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한쪽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안 나오는 상태) 위험이 커진다. 또 양쪽 눈 망막에 맺히는 상이 달라지면서 입체감을 느끼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시기능이 완성되는 6~8세 전에 사시를 치료해야 효과가 높다.
신재호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시력이 완성되는 나이가 지난 후에는 유아의 질환에 대해 치료를 해도 약시가 될 확률이 높다"며 "사시는 조기 진단을 통해 발견하고 치료를 받아야만 눈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고, 예후도 좋기 때문에 어린이가 완전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