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토요타를 비롯해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다. 올해 BMW 등 독일차 업체들이 리콜 이슈로 곤욕을 치른 상황에서 일본차로 여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 5일 주행 중 엔진이 멈추는 현상을 이유로 전 세계 243만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리콜 대상은 2008년 10월부터 2014년 11월 사이 생산된 프리우스 및 오리스 하이브리드 모델 등이다. 해당 차량들은 일본에서만 125만대가 판매됐으며, 북미와 유럽에서도 각각 83만대, 29만대가 판매됐다.
토요타는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서 "현재까지 이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콜 대상 차량 중 일부는 2014년과 2015년에 다른 이유로 리콜 됐다"면서 "당시에는 이번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 해당 차종이 몇 대나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단계여서 구체적인 리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리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닛산은 지난달말 화재 위험을 이유로 21만5000대 리콜을 결정했다. 대상 차량은 2015~2017년 생산된 무라노와 2016~2017년 맥시마, 2017~2018년 패스파인더, 2017년 인피니티 QX60 등이다. 닛산 측은 잠김 방지 브레이크 펌프 안의 브레이크 기름이 회로기판으로 들어가 전기 층격으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리콜 사유를 설명했다.
혼다는 지난달 미국에서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인해 140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다카타 에어백은 사고 발생으로 작동 시 과도한 폭발압력으로 인해 금속 파편이 운전자 및 동승자에 상해를 입힐 수 있다.
토요타를 비롯해 닛산, 혼다 등 일본차 주요 업체들이 리콜을 결정했다. 토요타 프리우스 4세대 모델. 사진/토요타코리아
일본 주요 업체들이 대규모 리콜에 직면하면서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차의 경우 국내에서도 BMW 화재 및 리콜 사태를 비롯해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관련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독일차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훼손됐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6월 독일 정부로부터 배출가스 소프트웨어 조작 혐의로 23만8000대에 대해 리콜 명령을 받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차량에서 중요 결함이 발견되면 제조사에서 리콜을 통해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면서 "중요한 건 리콜 과정에서의 제조사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BMW는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객 불신을 초래했다"면서 "앞으로 일본차 업체들의 리콜에 대한 태도가 신뢰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젤게이트 및 BMW 화재 피해 소송을 진행 중인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차량 화재나 임의조작을 일반적인 리콜 사안과 동등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사안으로 일본 브랜드의 이미지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