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외

입력 : 2018-12-27 오후 1:24:2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히읗’은 우리가 놓친 것이다. 잃어버리고 산 것이다. 미처 깨닫지 못한 작은 행복이다. 좋아하는 일을 아주 많이 좋아해보는 일.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순간을 ‘히읗’이라 부른다. 그렇게 부르고 생각하다 보면 더 ‘좋은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이 보인 순간 마음이 탁 트이던 기분, 낯선 골목길을 걷다 초록화분을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 오랜 골목 풍경이 불러오는 그리움. 자신 만의 속도로 발견한 ‘히읗’ 안에서 작가는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한 다짐을 한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김신지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예일대 의과대학원 교수인 메이어 크리거는 세계 최고의 수면의학 권위자다. 잠에 관한 연구서만 200개 이상이 넘으며 캐나다에 최초 수면 관련 환자 연구시설 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현대인이 고질적으로 피하기 힘든 수면 장애에 관한 어벤저스 역할을 해오고 있다. 불면증, 하지 불안 증후군,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악몽 등 수면 시 겪는 모든 증상을 설명하고 대처법을 제시한다. 비행기를 탈 때의 수면 대처법, 나이대별 하루 평균 필수 수면량 등 유용한 정보가 총 망라됐다.
 
 
잠이 잘못됐습니다
메이어 크리거 지음|이은주 옮김|생각정거장 펴냄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 오늘날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들에게는 ‘뿌리’가 있었다. 책은 그들이 탄생하기까지의 일본 추리소설의 긴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보는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다. 1880년대 후반 서양 추리소설이 유입됐을 시기 작품서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주요 추리 소설을 연대순으로 기획했다.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특유의 작품들의 탄생 배경과 현대 일본소설까지의 명맥, 우리나라 추리소설에 미친 영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단발머리 소녀
고다 로한·사토 하루오·오카모토 기도 지음|신주혜 옮김|이상 펴냄
 
‘글쓰는 판사’가 되기까진 ‘책 덕후’ 시절이 있었다. 필독서 리스트에 얽매이기 보다 그는 자신이 즐거운 책들을 읽는다. 처음 30페이지를 읽고 취향이다 싶으면 끝까지 읽어가는 방법. 밑반찬의 맛에 따라 중식당의 맛이 결정된다는 경험에 빗댄 ‘짜샤이 이론’이다. 고시생 시절에 ‘슬램덩크’에 빠졌고, ‘유리가면’으로 순정만화 세계에 입문했다. 김용과 무라카미 하루키에 빠져 전작을 탐독하기도 했다. 만화부터 소설, 인문서에 이르기까지 독서에 대한 애정과 방법이 오롯이 녹아 있다.
 
 
쾌락독서
문유석 지음|문학동네 펴냄
 
우리는 언제부터 시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됐을까. ‘조선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한 18세기 이후다. 이때부터 시를 쓰는 주체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나는 누군가’란 단순한 질문으로 옛것을 답습하는 대신 시에 ‘나’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백과 두보를 따라잡기 보다 진정한 ‘나’가 되기 위해 시를 쓴 허균, 내 안의 거짓을 몰아내려 시를 쓴 이용휴 등 선조들의 시를 훑는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조선인들의 정신과 얼이 깃든 솔직한 시 세계를 보여준다
 
 
나는 나다
정민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과학이라 하면 지레 겁부터 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가장 해볼 만한 접근은 우리의 일상 풍경에서 과학을 채집해보는 것. 저자는 연예인과 다이어트, 먹방, 연애 등 우리의 주변에 있는 흥미로운 과학적 원리들을 젊은 감각으로 깨워준다. 일상 소재부터 귀신과 외계인, 블랙홀과 힉스, 양자역학까지 이어지는 과학여정이다. 그는 과학이 ‘굴소스로 요리한 브로콜리’ 같다고 말한다. 생김새가 낯설지만 차츰 맛을 음미하면 그 매력에 빠질 수 있다.
 
 
궤도의 과학 허세
궤도 지음|동아시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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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