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전 폭스바겐 사장 또 불출석…검찰, 구속영장 검토

변호인 "노환 때문에…업무상 조작여부 알 수 없어, 독일 본사 책임"

입력 : 2019-03-21 오후 4:25:42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차량 배출가스 조작 혐의를 받는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이 6개월 만에 다시 열린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재판장 김연학)21일 대기환경보전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요하네스 타머 전 AVK 총괄사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지난 20171AVK 및 임직원 등 8명이 함께 접수된 사건에서 타머 전 사장 건을 분리, 지난해 8월 접수된 관세법 위반 건과 병합 심리키로 했다.
 
타머 전 총괄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변호인은 연령도 있고 해서, 노환인 것 같다며 진단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변호인은 이날 변론에서 총괄사장 외에 법적 등기이사가 별도로 존재하는 점 △타머 전 사장이 총괄사장으로서 담당한 업무는 세일즈와 마케팅이었던 점 △인증전문가도 아니고 그 내용은 알지도 못했던 점 등을 들면서 “(검찰이 기소한)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부품을 변경하고도 변경인증을 받지 않고 자동차를 수입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부품이 실제 변경됐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AVK는 주로 판매 부서이지 독일 본사에서 부품을 변경했는지 본사가 얘기해주지 않는 한 알 방법이 없으므로 고의가 있을 수 없다면서 실제 행위자가 누구인지 엄격히 가려서, 본사에서 납품했으면 독일 본사를 처벌해야지 전혀 모르는 한국 나온 직원들을 처벌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관세법 위반 역시 부정한 수입을 하지 않았으니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이 2016년 8월 폭스바겐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자 재판부는 인증업무를 실무자가 담당한다고 해서 그 상위 책임자인 사장 내지 전문경영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순 없는 거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부품 변경 여부에 대해서도 독일 본사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는데, 피고인이 밝히지 않는 이상 검찰도 알 수가 없다. 모르겠다고만 하면 실제 부품이 변경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벗을 수 있는지 다소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타머 전 사장은 퇴사해 (변경 부품에 대해 ) 밝힐 수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변호인은 그것을 타머 전 사장에게 밝히라는 건 피고인에게 무죄를 입증할 책임을 지워 형사법에 맞지 않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화학물질이랄지 자동차 같은 건 국가기관 검찰에서도 전문가가 아니면 기술을 알기 어렵고, 수십만개 부품이 조직돼 제품이 만들어지는데 그 제품 변경이나 조립방법, 여러 가지 제조기술에 관해서 제조자인 회사와 동등하거나 그보다 더 상위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그 제조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어느 부분까지 검찰이 입증해야 되는지와 피고인이 밝힐 의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혀봐야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로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기로 했다. 검찰은 차기 공판기일에서 변호인의 변론에 대한 반박을 내놓기로 했다. 타머 전 총괄사장의 출석과 관련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타머 전 사장은 20109월부터 아우디폭스바겐그룹 판매전략 프로젝트부문을 총괄한 이래 201212월부터 20171월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을 지냈다. 이후 AVK 경영판매담당 총괄사장으로 있던 중 첫 재판이 열리기 직전인 20176월경 출장 명목으로 독일로 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117월부터 20161월까지 아우디, 폭스바겐 승용차 총 79400여대를 환경부 변경인증을 받지 않거나 배출 허용기준에 맞지 않게 수입하고, 20157월부터 12월까지 1540여대를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지 않은 채 수입한 혐의 등을 받는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