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상가 임대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다 건물주를 망치 등으로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궁중족발’ 사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보다 6개월 줄어든 형량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28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사건의 직접적 피해자인 임대인 이모씨에 대한 피해 부분은 그대로 인정하고, 차량 충격 과정에서 발생한 제3의 피해자와 재판 과정에서 합의가 돼 처벌을 원치 않으면서 일부 감형한 것이다.
사건의 쟁점은 차량 충격과 쇠망치를 활용한 김씨의 범행에 살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충격한 차량 진행거리가 10여 미터, 충격 당시 시속을 추단해보면 21킬로미터에 불과하고, 급가속하며 돌진하는 상황은 없던 걸로 보인다”면서 “피해자를 향해 여러 차례 쇠망치를 휘두르는 장면이 CCTV 영상에 나타나지만, 영상과 피해자의 두개골 사진을 비춰보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려고 직접적으로 조준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이 사건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돼 살해 고의와 상해 고의가 집중 논의됐고 심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 평결도 전원일치로 살해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고, 당심에 이르러 화질이 향상된 CCTV 영상을 살펴봐도 배심원 판단을 준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존중되는 게 마땅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이 사건 피해자 범행 수법이라든가 범행도구를 사전 준비했고, 쇠망치라고 하는 흉기의 위험성을 비춰보면 이사건 범행으로 인한 위험성이 상당히 크고 죄질도 중하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임대차분쟁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감정적 대립이 있었지만 폭력적인 방법이나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절대 용납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차량 충격 과정에서 발생한 제3의 피해자에 대해 1심에선 실체적 병합으로 특수상해와 재물손괴 부분이 인정됐지만, 당심에 이르러선 합의가 이뤄졌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 제반사정이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며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무리한 임차료 인상을 이유로 건물주 이모씨를 차량으로 충격하고 쇠망치로 가격하는 방식으로 수차례 폭행해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지난해 9월 ‘살인미수는 무죄, 특수상해는 유죄’라는 국민배심원단의 전원 일치된 판단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살해에 고의가 있었다며 불복했고, 피고인도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서촌 본가궁중족발 앞에서 맘편히장사하고픈 상임모임, 소상공인연합회 등 단체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가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궁중족발 사건'으로 임차인과 임대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회는 지난해 9월 임차인의 계약갱신기간 10년 보장을 골자로 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