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대법원이 오는 11일 글로벌 게임 개발사 킹닷컴이 국내업체 아보카도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한 공개 소부 변론을 연다. 유사 게임이 넘쳐나 부정경쟁행위 문제제기가 빈번한 산업 특성상 판결의 파급력이 커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오는 11일 킹닷컴 리미티드 사가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소부 변론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쟁점은 다양한 단계에 따라 발전하는 방식을 취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아이디어’와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표현의 경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이다. 게임의 규칙 자체는 아이디어에 해당돼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킹닷컴이 개발한 '팜히어로 사가'(위)와 아보카도가 출시한 '포레스트 매니아' 화면 갈무리. 사진/대법원 제공
킹닷컴과 아보카도의 송사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킹닷컴은 아보카도가 국내에서 출시한 ‘포레스트 매니아’가 자사의 ‘팜히어로 사가’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킹닷컴은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자회사로, ‘캔디크러쉬 사가’를 개발한 글로벌 게임회사다. 1심은 그해 10월 킹닷컴의 손을 들어줬다. 아보카도에 서비스를 중단하고 배상금 1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지난 2017년 1월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 제기 당시부터 게임업계와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이 사건은 대법원에 회부돼서도 2017년 12월 특별소송실무연구회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됐다. 대법원 역시 게임업계의 개발 관행과 실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쟁점으로, 재판결과가 향후 게임산업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재판부와 소송대리인들 사이의 질의응답을 모두 공개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정에서 관련 쟁점에 관한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공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회적·국가적 의견을 모아 합리적인 해석과 규범으로서의 기준을 제시하는 법률심인 대법원에서의 재판 심리의 실제를 국민들게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변론 종결 후 대법관들의 최종토론을 거쳐 2~3개월 내에 최종 판결을 선고할 방침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