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36개월을 넘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폐증 진단을 하는 것을 꺼려한다
. 어린아이들에게는 발달지연이라는 진단만 하고 자폐 여부는 나중에 더 자라면 오라고 한다
. 대부분의 대학병원들도 그 수준의 진단체계를 가지고 있다
. 이런 경험을 한 이후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자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조기에 더 적극적으로 자폐를 진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얼마 전 미국에서 자폐아 진단이 가능한 최적의 시기는 한 살이 조금 지난 생후 14~16개월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자폐증 센터(Autism Center)의 연구 결과다.
12~13개월 사이에 자폐아 진단을 하면 3년 후 재차 자폐로 진단된 비율이 50%였다고 밝혔다. 반면 14~16개월 사이에 자폐증 진단 시에는 90%에 가까운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즉, 14개월 경 자폐로 진단된 아동의 90%는 3년 뒤에 재차 검사해도 자폐였다는 것이다.
필자의 임상경험 또한 거의 유사하다. 아동이 12개월이 넘어가면 사회성발달이나 인지발달 정도를 어느 정도 직관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시선처리나 사회적 미소반응, 언어시도나 신체 움직임 등을 평가하면 어느 정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선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그 도구가 불안정하여 공식적인 검사를 시행하지는 못하였다.
자폐를 조기발견 하기 위한 검사법으로는 M-CHAT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18개월이 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검사법이었다. 18개월 이전에도 조기발견이 가능했지만 적절한 도구가 없었는데 이번 논문발표를 통해 12개월 직후부터 조기발견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논문 보고에서 검사법으로 사용된 베이스 검사법은 ADOS-T 검사법이다. 이 검사법은 12개월 이상의 아동부터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됐다. 결국 M-CHAT과 ADOS-T를 이용하면 자폐증 조기 발견이 가능한 것이다. 오랫동안 M-CHAT을 이용하여 조기진단의 도구로 이용해온 필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보고였다. 이제 필요한 경우 18개월 미만의 아동이라도 조기진단을 위한 검사를 실행하여 조기개입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조기진단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기치료하면 좋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자폐 치료의 가능성을 묻는 보호자에게 “가능성은 항상 아이의 나이에 물어보라”고 답을 한다. 24개월 치료를 시작한 아이와 36개월에 치료를 시작한 아이의 치료 속도는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48개월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치료 속도는 급속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이의 나이가 어려서 나중에 진단하자고 한다면 잘못되었거나 아주 부족한 진단체계를 가진 병원일 수 있다. 대학병원의 검사를 원하신다면 ADOS 검사가 가능한 대학병원을 찾기 바란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