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가 동남권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일 무역 의존도가 5.5%에 불과하고, 대對일본 세부품목별 의존도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BNK금융지주(138930)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동남권의 일본 수출입 현황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 보면 일본은 현재 중국,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4위 교역대상국으로 밀려났다. 2000년에는 일본이 동남권 최대 교역대상국이었다.

 

동남권의 전세계 무역규모는 2000~2018년 중 연평균 6.0%씩 증가했으나, 대일본 무역규모는 연평균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동남권의 대일본 무역 의존도는 2000년 12.7%에서 2017년(5.5%)까지 7.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중국의 경우 6.3%에서 10.1%로 크게 상승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 상반기 일본과의 교역실적도 부진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38억8000만 달러, 수입은 3.8% 감소한 30억3000만 달러로 조사됐다.

 

동남권의 대일본 전체 수출 및 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상위 20대 품목(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품목 분류체계 3단위 기준) 중 수출은 기초유분(-67.5%), 수입은 선박해양구조물및부품(-57.1%)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동남권의 세부품목(산자부 수출입품목 분류체계 6단위 기준)의 대일본 수입의존도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대일본 수입품목 177개 중 수입금액이 1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수입의존도 30% 이상인 품목은 27개(비중 15.3%), 수입의존도 50% 이상 품목은 13개(비중 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남권 최대 주력산업인 조선 및 자동차 산업의 경우, 세부품목 중 수입의존도가 50%를 넘는 품목은 없었다. 30% 이상인 품목도 자동차용내연기관 1개로 파악됐다. 

 

수치제어반, 프로필렌 등 대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품목을 수입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백충기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기업별 영향을 면밀히 조사해 맞춤형 지역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품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