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에 발목 잡힌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 ‘급감’

현대차 영업익 3785억, 전분기보다 70% 하락…기아차도 45%↓
세타2 GDi 엔진 사태로 9천억 이상 대규모 비용 발생
"재무 부담 사실, 장기적 관점에선 브랜드 가치 제고"

입력 : 2019-10-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3분기 실적은 쎄타2 GDi 엔진 이슈로 인한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전분기 대비 급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우선 현대차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6조9689억원, 영업이익은 378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분기(26조9664억원)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1조2377억원)보다 69.4% 하락했다. 현대차는 2분기에 7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에 복귀했다가 다시 3000억원대로 감소했다.
 
기아차도 3분기 매출액 15조895억원, 영업이익 2915억원으로 각각 4.0% 증가, 4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도 올해 1분기 5941억원 2분기 5336억원으로 연달아 5000억원대를 넘는 성적을 보였지만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하락에는 쎄타2 GDi 엔진 사안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일 미국에서 쎄타2 GDi 엔진 딥단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에 합의하고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승인을 신청했다. 국내에서도 쎄타2 GDi 차량 고객들에게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약 6000억원, 기아차는 약 3100억원의 비용을 3분기에 반영했다. 당초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조원, 5000억원이 넘는 실적이 전망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제고 및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쎄타2 GDi 엔진 평생보증 및 미국 집단소송 화해를 추진했다”면서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회성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가 쎄타2 엔진으로 인한 대규모 비용 반영으로 3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달 국내에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 및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모델인 ‘GV80’을 연달아 출시한다. 또한 올해 인기돌풍을 일으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증산효과가 더해지면 수익성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기아차도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소형 SUV ‘셀토스’, 중형 세단 ‘K7 프리미어’, 대형 SUV ‘모하비 더 마스터’ 등의 판매 확대에 나선다. 아울러 대표 승용 차종인 ‘K5’의 풀체인지 모델을 추가해 승용 시장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바임이다. 미국에서는 조지아 공장의 텔루라이드 생산목표를 기존 연간 6만대 수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여 딜러들의 재고 부족을 해결한다. 연말에는 셀토스를 미국 시장에 투입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유럽, 중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 등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객중심 경영 및 브랜드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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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