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동차 업계…10년만에 생산량 400만대 ‘붕괴’

입력 : 2019-12-2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 4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도 노사갈등, 판매절벽 등의 요인으로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11월 누적 생산량은 361만3077대로 전년 동기(367만1773대)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00만대를 돌파하려면 12월에 38만6923대 이상을 생산해야 하는데, 올해 월 평균 생산량이 32만500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차는 162만1417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등의 흥행 성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도 1336만6233대로 0.2%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가 2009년 이후 10년만에 연간 생산 400만대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반면, 한국지엠(-8.2%), 쌍용차(-6.2%), 르노삼성(-24.2%) 등 스몰3 업체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 ‘K7 프리미어’, ‘셀토스’ 등의 인기몰이로 하락 폭을 줄였지만 스몰3는 특별한 신차 라인업이 없었던 게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2009년 351만2948대 이후 2018년까지 매년 400만대를 넘겼다. 다만 2011년 465만7094대에서 2016년 422만3607대로 감소세를 보였고 2018년에는 402만8705대로 간신히 400만대를 넘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생산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르노삼성 노조는 오는 31일까지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본급 인상 등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올해 종료되고, 내년 ‘XM3’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판매절벽에 들어서게 된다.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가 해고 통보에 항의하기 위해 23일부터 창원공장에서 투쟁에 돌입했다. 사진/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도 최근 창원공장에서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비정규직 직원 585명에게 오는 31일부로 해고를 통보한 가운데, 해당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노사가 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합의를 이뤘고 9월과 12월에 고강도 쇄신방안을 도출했다. 노조 리스크 문제는 없지만 내년 특별한 신차 계획이 없고 주력 모델인 ‘티볼리’의 판매가 고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스몰3에 비해서 상황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낙관하기는 어렵다. 현대차는 연말 제네시스의 첫 브랜드 SUV 모델 ‘GV80’을 11월 말 출시하려 했으나 기약 없이 밀리면서 내년 1월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와이파이 사용 문제를 두고 노사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기아차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고 부분파업이 이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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