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소형·대형 SUV에 밀려 존재감이 약화됐던 중형 SUV가 기아자동차 신형 ‘쏘렌토’와 현대자동차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이 가세하면서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출시 예정인 신형 쏘렌토는 사전계약 첫날 1만8800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 ‘더 뉴 그랜저’(1만7294대), ‘그랜저 IG’(1만6088대), ‘싼타페 TM’(8193대)을 넘은 사전계약 첫날 기준 역대 최다 실적이다.
신형 쏘렌토 내부 모습. 사진/기아차
지난해만 해도 SUV 시장은 소형과 대형 모델이 주도했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출시되지마자 인기 돌풍을 일으키면서 작년 5만2299대가 판매됐다. 한국지엠 ‘트래버스’, 기아차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 포드 ‘익스플로러’ 풀체인지 모델 등이 가세하면서 대형 SUV 시장은 확대됐다. 소형 SUV에서도 지난해 초 쌍용차 ‘티볼리’ 페이스리프트에 이어 하반기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베뉴’가 출시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반면, 중형 SUV는 르노삼성 QM6 외에 두드러진 신차가 없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형 SUV 판매량도 2018년 21만대에서 2019년 19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팰리세이드 출시 여파로 쏘렌토는 2016년 8만715대, 2017년 7만8459대에서 지난해 5만2325대까지 하락했다. 싼타페도 2018년 10만7202대로 당시 그랜저와 함께 동반 10만대를 돌파했지만 지난해는 8만6198대로 감소했다.
올해 중형 SUV는 신형 쏘렌토 등이 가세하면서 자동차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기아차
다만 올해는 신형 쏘렌토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등이 출격하면서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쏘렌토가 역대급 사전계약 실적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우선 국내 중형 SUV 최로로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점이 꼽힌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환경 중형 SUV 차량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분석이다.
가격대는 디젤 모델 3070만~3980만원,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3520만~41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소형 SUV인 셀토스와 티볼리의 디젤 모델 풀옵션 가격이 각각 3300만원, 32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소형 SUV에서 중형 SUV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2년전 출시된 싼타페 TM. 사진/현대차
싼타페도 지난 2018년 2월 신형 모델을 공개한 후 2년여만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세워 중형 SUV 시장의 왕좌를 지킨다는 목표다. 아직 디자인이나 구체적인 제원 등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신차급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는 쏘렌토, 싼타페 등 중형 SUV를 대표하는 차량이 나오면서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의 대기기간이 아직도 6개월 수준에 달하면서 이탈 고객이 중형 SUV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