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자동차가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을 중단했다. 출시 직후 일일 사전 계약만 1만8000대로 '역대 최다'라던 쏘렌토에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실수가 벌어졌다"며 "기아차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을 중단했다. 이날 기준으로 기아차 홈페이지에서는 디젤 모델만 사전계약을 신청할 수 있다.
기아차 측은 “20일부터 신형 쏘렌토의 사전계약에 돌입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면서 “이에 기존 공지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 가격은 변동될 예정이며, 사전계약 고객 여러분들께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해 개별 연락드릴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24일에도 신형 쏘렌토 디젤 모델만 사전계약을 신청할 수 있다. 출처/기아차 홈페이지
배기량이 1598cc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000~1600cc 미만에 해당돼 친환경차 혜택을 받기 위해서 연비는 15.8km/ℓ을 넘어야 하지만 15.3km/ℓ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개별소비세 100만원, 교육비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 및 취득세 90만원 등 233만원의 친환경차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안은 해당 부서에서 관련 규정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했다”면서 “기아차가 대응책을 내놓겠지만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쏘렌토가 국내 중형 SUV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시장에 큰 관심을 끌었다”면서도 “있어서는 안될 실수가 나오면서 브랜드와 차량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신형 쏘렌토 모습. 친환경차 인증 미충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사진/기아차
당초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었다. 사전계약 첫날인 이달 20일 1만8800대를 기록해 ‘더 뉴 그랜저’(1만7294대), ‘그랜저 IG’(1만6088대), ‘싼타페 TM’(8193대) 실적을 넘는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쏘렌토는 지난 2016~2017년 중형 SUV 1위를 차지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현대차 ‘싼타페’에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이번 신형 모델을 통해 1위 복귀를 노렸지만 예상치못한 암초를 만나게 됐다. 신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3520만~41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었지만 친환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가격대도 100만~200만원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고객보상 방안이나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전계약 재개 여부 등에 대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