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일 유튜브 방송인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2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정치비평을 중단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마지막 방송을 통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원이 아닌데 제 발언이 민주당이나 청와대와 관계있는 견해 표명으로 각색되거나 왜곡돼 부담을 느껴왔다"며 "정말 힘들게 4년간 노력해 선거에 나온 분들 중 한분이라도 제 '180석 희망사항' 발언으로 낙선했다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정치비평 중단을) 너무 서운하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1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2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 캡처
유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총선을 7개월가량 앞둔 시점에 '알릴레오' 시즌2를 시작해 진보 진영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거칠게 각을 세웠다. 또한 유 이사장은 총선 직전 "범진보 180석도 가능하다"는 예측 발언으로 보수 결집을 불러왔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상당 부분 실제 결과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발언은 유 이사장이 정치비평 중단을 선언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제 활동으로 민주당이 혹시 의석에서 덕을 본 게 있다면 그건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그건 괜찮다"며 "그런데 그것으로 피해를 봤다면 굉장히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자꾸 현재 범여권 또는 정부 여당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받아들여 잘못하면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치비평을) 멈추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유 이사장 덕을 진보 진영이 봤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유 이사장의 정치비평 중단 선언을 아쉬워했다.
내년 10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할에 집중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총선 끝나고 선거 뒷정리를 하고 (알릴레오 방송의) 막을 내리기로 한 것은 이미 다 알려졌다"며 "지금 백지 상태로 검토하고 있어서 (알릴레오) 시즌3를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하게 되더라도 정치 시사비평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7일 '알릴레오 방송'에서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김영춘·박수현·남영희 민주당 후보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정치비평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자 유 이사장을 향해 민주당 인사들의 정치비평 중단 재고 요청과 격려가 이어졌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는 "유 이사장이 미안해해거나 사과하실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낙선은 오로지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남영희 후보도 "제 패배가 유 이사장 탓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옳지 않다. 눈곱만큼도 유 이사장을 탓하지 않는다"며 "냉정히 보면 그 패배는 오로지 남영희의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