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이하 거래소)들이 제도권 진입을 위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거래소들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의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제도권에서 인정받는 자격요건 준비에 한창이다. 특금법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국제기준을 이행하고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등의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도입 △고객확인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여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가상계좌 발급 등이 골자다. 주요 거래소들은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관련 전문 기관과 제휴를 맺거나 자체 시스템을 갖추는 방식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AML이나 CFT는 관련 라이선스가 따로 없어 각 거래소별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한 것을 보여줘야 해 이에 대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은 자금세탁을 통해 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이에 거래소들은 AML과 CFT 관련 시스템을 갖춰 가상자산들이 범죄 수단으로 쓰인다는 오명을 씻겠다는 각오다. 주요 거래소들은 ISMS 인증과 실명확인가상계좌 발급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다. ISMS 인증은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관리·운영하는 정보 보호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담당한다.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주요 거래소들은 실명확인가상계좌발급도 가능하다.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 거래소 전광판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금법은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거래소들은 내년 3월 법안 시행 후 6개월 후인 9월까지 법안에서 제시한 조건을 갖춘 후 영업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거래소들은 법안 시행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할 시행령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안이 큰 틀의 거래소 자격을 제시한 가운데 시행령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상자산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고 범죄 수단으로 쓰인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다"며 "특금법으로 인해 거래소들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