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살해, 최고 '무기징역 이상 형' 선고"

양형위 아동학대범죄 수정양형기준안 최종 결정
'훈육·교육 목적' 감경사유 삭제 명문으로 규정
아동학대범 '진지한 반성'·'초범' 판단 기준 엄격화

입력 : 2022-03-29 오후 3:54:1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오는 6월부터 아동학대치사죄의 선고형 상한선이 징역 22년 6개월로 높아진다. 아동학대살해죄는 징역 2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형 이상 까지 가중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김영란 전 대법관)는 전날 115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아동학대범죄 수정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영란 양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2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1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양형위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범죄의 현행 양형기준에 비해 기본영역의 상한과 가중 영역 하한·상한을 모두 상향 했다. 이에 따라 기본 징역 4년~7년이던 양형 기준이 4년에서 8년으로 가중됐고, 가중인자가 있을 경우 7~15년까지 상한과 하한이 모두 대폭 늘었다. 그 결과 특별가중인자가 특별감경인자 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에는 특별조정을 통해 징역 22년 6개월까지 권고 형량범위 상한이 높아진다.
 
지난해 11월 양모 장 모씨에게 무기징역형이, 양부에게 안 모씨에게 징역 5년형이 각각 선고된 '정인이 사건' 등이 대상 범죄다.  
 
뿐만 아니라 고의를 가지고 아동을 학대살해한 범죄에 대해서는 아동학대살해 처벌 조항을 신설해 기본 17~22년 가중 20년 이상 무기징역 이상의 형을 선고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무기징역 이상의 형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이다. 감경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최소 징역 12년에서 18년까지이다.
 
아동학대살해의 경우에도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살인범죄 양형기준과 비교해 더 무거운 형량범위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양형위는 "살인 고의에 대한 입증이 어렵더라도 아동을 학대해 사망케 한 사건이기 때문에 중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느 결과적 가중범 보다 무겁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특히, 죄질이 나쁜 가중 영역에 대한 형량 상향의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양형위는 이와 함께 가해자가 아동학대 범죄의 특별감경인자 중 '참작할 만한 범행 동기' 사유를 악용해 훈육 또는 교육의 목적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형을 감경받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단순 훈육, 교육 등'을 목적으로 아동을 학대한 경우는 특별감경인자에서 제외하도록 규정상 명문으로 근거를 뒀다.
 
또 아동학대의 모습이 '성적 학대'인 경우에는 특별가중인자가 되는 '동종 누범'에서의 동정 전과에 성범죄와 성매매범죄,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등 전과가 있는 자가 아동을 성적 학대한 경우도 형이 특별가중된다.  
 
아동학대죄의 일반적 감경 인자 중 '진지한 반성'과 '형사처벌 전력 없음(초범)'에 대한 판단 기준도 엄격해졌다. '진지한 반성'의 경우 가해자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는 물론 피해 회복·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재판부가 조사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기준을 구체화 했다.
 
이와 함께 '형사처벌 전력 없음'에 대한 판단 기준도 해당 범행 전까지 단 한 번도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경우로 제한하고, 해당 범죄가 불특정 또는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에는 범행 전력이 전혀 없더라도 감형요소로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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