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최강 켄타우로스 상륙에…'3T 전략' 위기 봉착

해외 여행력 없는 60대 남성 켄타우로스 첫 확진
델타·오미크론, 해외서 유입…지역사회 전파 유력
전파 빠르지만 중증화율 아직…해외 확산세 촉각

입력 : 2022-07-17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세부계통 중 하나인 BA.2.75, 이른바 켄타우로스가 한국에도 상륙했다. 확진자의 해외 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검사 감시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코로나19 확진자가 켄타우로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지난 14일 확인됐다. 이 확진자는 8일 경미한 증상을 앓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정밀 검사를 거쳐 켄타우로스 감염자로 분류됐다.
 
켄타우로스는 오미크론의 일종이자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BA.2에서 파생한 하위변이다. 지난 5월 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켄타우로스는 오미크론의 다른 세부계통 바이러스와 비교해 많은 변이를 보인다.
 
켄타우로스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는 총 36개로 BA.2 28개와 비교하면 8개 더 많다.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서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는 또 다른 세부계통 BA.5 32개보다도 4개나 더 많은 숫자다.
 
현재로선 켄타우로스의 전파 속도가 같은 계열의 오미크론보다 우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의 별칭이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로 정해진 것도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면역을 회피하기 좋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면역회피 특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 일명 코로나19 '켄타우로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구청 안심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접수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국내 켄타우로스 감염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확진자의 해외 여행력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확진자는 켄타우로스 감염 전 해외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미 켄타우로스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 유행 국면과 다른 상황을 언급하며 검사 체계가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래도 인천지역은 (켄타우로스 전파가) 시작됐다고 봐야겠다"이라며 "델타나 오미크론은 (해외)입국자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반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해외 여행력이 없는 사람에게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항 입국이나 역학조사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며 "검사(Test)와 추적(Trace), 치료(Treatment)로 불리는 3T 전략도 구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방역에서) 후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검사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우세종 자리를 노리는 BA.5와 켄타우로스의 동시 유행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앞으로 약 2주 안에 BA.5가 우위를 점하고, 켄타우로스는 점유율 10%까지 올라가는 데 약 한 달이 걸릴 것"이라며 "BA.5가 차지한 비중을 켄타우로스가 얼마나 잠식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켄타우로스 전파 속도가 3배에서 최대 9배 빠르다고 하니 당연히 BA.5 점유율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빠른 전파 속도에 비해 켄타우로스의 중증화율과 관련해선 정확한 수치나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기석 교수는 "변이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전파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켄타우로스는) 전파가 빠른 쪽으로 변이가 일어났다"며 "전 세계적으로 켄타우로스 확진자가 몇백 명밖에 확인되지 않아 중증화율은 아직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방역당국은 켄타우로스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방역 조치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5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켄타우로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당장 대응 방안을 변경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의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상황을 평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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