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국내외 이슈에 주가 떨어지자 IR 대응

중국 보험 적용 지연…"미국 경쟁 제품 발매 연기 이상무"
국내선 제네릭 출시 움직임…"적극적 방어 전략 계획 중"

입력 : 2023-01-09 오전 6:00:00
HK이노엔이 최근 주가 하락 원인을 국내외에서 찾고 IR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사진=HK이노엔)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HK이노엔(195940)이 국내외 이슈로 주가 하락을 맞이하자 대응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3만6300원으로 전날보다 2.29% 떨어진 채 마감했다. HK이노엔 주식이 3만6000원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22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HK이노엔의 주가 하락에는 중국 내 의료보험 적용 심사 지연, 경쟁 제품의 안전성 문제와 이에 따른 미국 발매 연기, 국내 업체의 제네릭 출시 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사안별로 보면, HK이노엔은 당초 지난해 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중국 보험 적용 심사 결과를 받을 예정이었다. 케이캡은 HK이노엔 대표 품목이자 국산신약 30호로 지난 2019년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케이캡은 출시 3년째인 지난 2021년 1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국산신약 중 가장 빨리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등극했다.
 
HK이노엔은 이 기세를 몰아 중국에서도 케이캡 영업을 본격화하려 했으나 현지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케이캡뿐 아니라 다른 품목의 보험 적용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
 
이와 관련, HK이노엔 IR팀은 "중국에서는 의료보험심사국에 케이캡(중국명 타이신짠)의 보험 적용 심사를 받고 있다"며 "12월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환자 급증에 따라 매년 12월에 발표해 (이듬해) 1월부터 적용되던 중국 의료보험 품목 리스트 전체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업계 뉴스에 의하면 의료보험심사국의 기업별 현장 심사 미팅이 1월5일부터 8일까지 신속히 진행된다고 들었으며, 이후 중국 의료보험 적용 전체 품목 리스트가 발표될 것"이라며 "케이캡뿐 아니라 2023년 중국 의료보험 품목 리스트 전체의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HK이노엔 IR팀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또 다른 해외 이슈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다케다가 지난해 5월 미국에서 헬리코박터파일로리 항생제 병용 투여 요법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경쟁 제품인 '다케캡' 신속승인을 받고 같은 해 3분기 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상업화 뱃지 물량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 니트로아사민이 검출돼 다케캡 발매 예상 시점은 올해 초로 밀렸다.
 
다케캡의 발암물질 검출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와 별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 허가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놓았다. 오는 11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사실상 이를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은 케이캡의 발암물질 발생 우려가 없으며, 다케캡이 허가를 노리는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 임상시험도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어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HK이노엔에 따르면 보노프라잔 성분의 다케캡과 달리 테고프라잔 성분의 케이캡은 화합물 구조상 해당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케이캡의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식도염 미국 임상 3상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다케캡의 니트로아사민 이슈와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 허가 지연 이슈는 당사의 개발 상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현재 미국에서 당사 파트너사는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식도염의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 국내에선 삼천당제약(000250)이 케이캡 제네릭 출시 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의 케이캡 제네릭 출시 첫 시도는 지난해 말 특허심판원에 낸 특허 소송이다.
 
삼천당제약은 '벤즈이미다졸 유도체의 신규 결정형 및 이의 제조방법'을 겨냥해 특허 소송을 냈는데, 소송 결과에 따라 케이캡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오는 2031년 6월 제네릭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여러 회사가 참여하는 공동 소송을 전개할 경우 제네릭 출시 시점이 2026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물질특허와 결정형특허가 각각 2031년과 2036년까지이며, 이번 심판 청구는 결정형 특허 관련 내용이라고 파악했다.
 
HK이노엔 IR팀은 "케이캡 재심사 기간이 만료되는 2024년 7월 이후 제네릭이 출시되는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강조됐다"며 "재심사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최종적으로 특허 회피를 완료하는 경우에만 제네릭이 출시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당사는 현재 이슈가 된 2036년 결정형특허에 대한 우선판매허가권 획득 시도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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