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Pick!
2월16일(목) 토마토Pick은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짚어보았습니다. 현 정부는 원전을 확대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저장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핵폐기물이란
방사능을 띤 물질 중에서도 인간이 더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합니다. 한국 원자력안전법 제2조 제18호에 따르면 "방사성물질 또는 그에 따라 오염된 물질로서 폐기의 대상이 되는 물질"로 정의 돼 있는데요. 열 발생률과 방사능농도에 따라 고준위폐기물과 중·저준위폐기물로 분류됩니다.☞관련자료
핵폐기물의 종류
-저준위폐기물 : 방사능 세기가 비교적 낮은 방사성폐기물을 말하며 원자력발전소 작업자들이 사용한 작업복이나 공구들이 포함됩니다. 또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산업체, 병원, 연구기관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이에 해당됩니다.
-중준위폐기물 : 원자로, 냉각수, 재처리시설 배수, 기타 액체폐기물 등 비교적 방사성 농도가 짙은 폐기물
-고준위폐기물 : 주로 핵연료의 재처리 공장에서 나오는 고방사능 폐기물을 말하며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방사능 농도 4,000Bq/g 이상, 열발생률이 2kW/m³ 이상인 폐기물이 이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입니다.☞관련자료
사용후핵연료 저장 방식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인출된 이후에도 높은 농도의 방사능과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되는데요.☞관련자료 때문에 일정 기간 원전 부지 내 저장 시설에서 열과 방사능 수치를 낮춘 뒤 처분하는 '습식방식' 또는 '건식방식'을 거칩니다.
-습식저장방식 : 물로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을 냉각시키고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 (장점)안정성 효율성 저장효율 높고 저장 중 검사·수리 용이 (단점)상대적으로 높은 운영비, 용량 확장 불리
-건식저장방식 : 습식저장조 내에서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붕괴열을 가능한 수준으로 낮춘 후 건조시켜 저장하는 방식 ( 장점)운전관리 비용 낮고 자연대류 냉각으로 장기관리 유리 ( 단점)높은 초기 투자비, 온도 제한으로 대형화 불리, 옥외형은 보안성 및 주민수용성 불리 ☞관련자료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기 임박
정부, 대책없이 원전만 강조
문제는 이같은 핵폐기물 저장조가 임시방편일 뿐이고, 그마저도 포화 직전이라는 점입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1년 저장시설(원전) 포화 시점을 고리·한빛 원전 2031년, 한울원전 2032년, 신월성 원전 2044년, 새울원전 2066년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대책 없이 원전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요 원전의 포화 시점이 1~2년 더 앞당겨졌는데요.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2기를 계속 운전하고 신한울 3·4호기를 새로 준공하기로 한 것 등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빛원전 : 2031년→2030년
-한울원전 : 2032년→2031년
-고리원전 : 2031년→2032년
-신월성 원전 : 2044년→2042년
-세울 원전 : 2066년으로 동일 ☞관련기사
대책 없는 윤석열 대통령
수습하기 바쁜 한수원
앞서 윤 대통령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국내에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언했는데요. 이후 대통령실이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그만큼 현 정부의 원전 육성 의지가 크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관련기사 문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입니다. 향후 대한민국의 모든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면 원전 가동을 멈출 수 밖에 없죠.☞관련기사 이에 원전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기 위한 경수로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국내 처음으로 추진했습니다.☞관련기사
시민·환경단체의 반발
이에 부산시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시설 건설에 '즉각 철회'를 외쳤습니다. 앞서 한수원은 해당 시설은 안전하며 한시적으로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들 단체는 건식저장시설이 자칫 영구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는데요.☞관련기사 현행 방사성폐기물관리법상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만 사용후 핵연료 처분에 관한 일정과 부지 확보 절차 등에 대한 근거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한편, 정부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방폐물 처분장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주민 반대에 막혀 무산된 상태입니다.
과거 방폐장 부지선정 경과
-1986~1989년 : 경북 울진. 경북 영덕, 경북 영일. 부지조사 중 주민 반대로 철수
-1990~1991년 : 충남 안면도. 주민 반대로 백지화
-1993~1994년 : 경남 양산, 경북 울진. 주민 반대로 실패
-2001~2003년 : 경북 울진, 경북 영덕, 전북 고창, 전남 영광. 주민 반대로 무산
-2003년 : 전북 부안. 주민 반대로 실패
-2004년 : 경북 울진, 전남 영광 : 지자체장 반대로 무산
-2005년 : 경북경주, 전북 군산, 경북 영덕, 경북 포항. 적합성 조사와 주민투표 거쳐 경주 선정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고준위특별법' 제정 여야 이견
이에 전문가들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영구 처리 시설)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관련기사 당연히 정부도 고준위 폐기물 처분 시설 마련을 시급한 근본 대책으로 보고 있는데요. 다만 근본 대책인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장 마련에는 37년가량 걸릴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연내 법 통과가 이뤄져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가도 2060년께 시설 운영이 이뤄지는 셈인데. 지금도 많이 늦었습니다.☞관련기사 상황이 이렇지만 여야 합의는 난망입니다. 여당은 원전 계속운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반면, 야당은 사실상 원전 가동 기간을 설계수명인 40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넣겠다는 입장입니다. 영구처분시설 운영 시점, 시설 안전성 등의 논의도 이어졌으나, 양측 입장 차만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습니다.☞관련기사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핀란드 : 2025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가동 예정
-스웨덴 : 2022년 인허가,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부지 선정
-프랑스·중국·러시아 : 처분장 부지 확보
-일본·독일·캐나다·영국·체코 : 처분장 부지선정 중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원전 포화 시점이 이르면 7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정부와 여야, 시민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사실상 답보상태입니다.이에 정재학 교수는 "이 문제는 1978년 원전 운영을 시작하면서 같이 고민했어야 한다"며 이미 많이 늦었지만 '고준위특별법' 제정을 통해 결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관련기사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도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게 윤리적이지 않다"며 특별법 제정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재 정부와 여야, 시민들 모두 특별법 제정에는 동의하는 만큼, 고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법령 제정을 통해 공감대를 만드는 게 우선인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부터 폐기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각자 판단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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