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4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중소형 OLED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나선 반면,
LG디스플레이(034220)는 최근 대형 OLED 신규 시설 투자 기한을 연기해 양사의 OLED 사업 전략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고, LG디스플레이는 지난 달 31일 10.5세대 패널 생산 라인을 위한 3조원 투자 기한을 오는 2028년 3월로 연기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019년 7월 파주 P10 공장 10.5세대 패널 생산 라인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유리기판을 잘라서 제작하는데, 유리기판의 크기가 ‘세대’를 결정합니다. 40~70인치 크기의 TV용 OLED 패널은 8세대(2200x2500mm) 공정에서, 80인치 이상 초대형은 10.5세대(2940x3370mm), 5~6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6세대 (1500x1850mm) 공정에서 제작됩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2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를 찾은 참관객들이 LG디스플레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 패널 양산에 성공하면서 대형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9인치 이상의 중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먼저 뛰어들며 선점했습니다.
OLED를 두고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중심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에 집중해온, 서로 다른 전략을 펼쳐온 것입니다. 그런데 LG디스플레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대형 OLED 성장성은 중소형과 비교해 더딥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2023년 910만대로 대형 OLED가 시장에 나온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1000만대가 되지 않습니다. 이 조사업체는 오는 2027년 141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태블릿PC, 노트북 등 IT용 OLED 출하량은 2022년 950만대에서 연평균 39% 성장률로 2027년에는 4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OLED에 대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은 다르다”면서 “LG디스플레이도 조만간 중소형 OLED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 확보를 위해 지난 2021년 파주 사업장에 3조3000억원의 신규 시설 투자를 발표했고, 투자가 끝나는 시점인 내년 상반기에는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IT용 OLED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양산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해오다 올 10월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문성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대표, 이 회장, 윤 대통령, 김태흠 충남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