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가동하는 'EU 탄소국경세'…철강·시멘트 6종 기업 부담 풀어야

CBAM 법안 최종 승인…2026년 본격 적용
철강업계, 지난해 EU에 43억달러 수출
"ETS 제도 개선 필요"…정부 "긴밀히 소통"

입력 : 2023-04-26 오후 4:24:26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법안을 최종 승인하면서 3년 후 본격 시행을 예고했습니다.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등 6개 업종에 우선 적용할 예정입니다.
 
유럽 수출 비중이 많은 우리 철강업계의 경우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의 중요성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현지시간으로 25일 CBAM 법안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2월 EU 이사회를 비롯해 집행위와 의회 등 3자 사이 마련한 합의안을 말합니다.
 
지난 18일에는 의회 승인도 마쳤는데, 이번에 이를 공식 승인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CBAM 법안은 향후 관보 게재 후 다음 날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
 
CBAM은 탄소 배출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부터 상품을 수입할 때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했는지 여부가 관건입니다.
 
관세 액수는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ETS는 정부가 기업에 일정량의 배출권을 할당한 뒤 기업들이 이를 사고팔게 한 제도입니다.
 
EU는 작년에 예고한대로 CBAM을 우선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수소 등 6개 업종에 우선 적용합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현지시간으로 25일 CBAM 법안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사진=뉴시스)
 
이 품목을 EU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현지에 있는 수입업자를 통해 상품의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EU 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EU는 수출기업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미 지불한 탄소가격을 고려해 CBAM 인증서를 감면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인 전환기간에는 배출량을 보고할 의무만 있고 본격 인증서 구매 의무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작합니다.
 
CBAM 도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철강입니다. 가뜩이나 EU 수출 비중이 높은 데다 산업 자체 탄소 배출이 많아 높은 관세율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산업부 집계를 보면 한국 철강은 지난해 CBAM 적용 대상 품목 중 1위(43억 달러) 수출품입니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EU의 주요 철강 수입국 중 튀르키예, 러시아, 인도, 우크라이나에 이은 5번째 국가이기도 합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CBAM 도입이 당장 3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려움을 견뎌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우리나라 ETS 제도의 경우 시장 가격만 적용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부담하는 환경 비용도 포함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EU 측에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설비 개선, 기술 개발 같은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다자 통상 채널, 범부처 EU CBAM 대응 태스크포스 등 각종 협의체를 통해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EU 측과 우리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며 "EU에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중소·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CBAM 보고 의무 이행 방안 등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현지시간으로 25일 CBAM 법안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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