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3열까지 확보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대형 전기 SUV는 기존에 없던 라인업으로 생산라인 변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추가적인 투자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넓은 실내공간과 다양한 첨단 기술이 대거 접목돼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완성차 업계에서 경쟁에 나선 것입니다.
16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 3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전기차 EV9 계약건수가 전날 기준 1만367대로 집계돼 1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사전계약 1만대 돌파는 8영업일 만인데, 기아의 대표 세단인 K9(2012년, 15영업일 3201대)·모하비(2019년 11영업일 7137대) 등 기아의 역대 플래그십 차종의 최종 사전계약 대수를 훌쩍 넘어선 수치입니다.
기아 EV9. (사진=기아)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만들어져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본 가격은 7671만원입니다. GT-라인의 경우 옵션을 모두 넣으면 판매가격이 1억원을 넘길 정도로 고가의 전기차 입니다. 하지만 구매 보조금을 일부 받을 수 있는데다가,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차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전동화 전략을 발표한 수입차 브랜드 볼보와 포드, 폴스타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대형 전기 SUV 라인업을 새롭게 추가해 올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대형 전기 SUV 대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우선 올 하반기 출시가 계획된 볼보의 첫 플래그십 SUV EX90은 차량 안전을 위해 코어 컴퓨터를 비롯해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를 처음으로 탑재했습니다. 넓은 실내공간에다가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접목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포드는 3열 구성의 7인승 SUV를 이르면 내년쯤 출시할 계획입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2025년까지 약 45개의 5인승 전기 SUV가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면서 "포화된 2열 크로스오버 모델들과 달리 포드 모델e는 높은 차별화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3열 대형 SUV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아 EV9 실내. (사진=기아)
대형 전기 SUV 시장은 기존에 없던 라인업입니다. 대형 전기 SUV 시장이 확대되면 생산 라인변경과 광고비, 판촉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추가적인 투자금이 필요합니다. 이에 업계에서도 비용 회수를 위한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실제 국내에서 큰 차들은 인기가 높습니다. 과거 자동차 시장은 세단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세단보다 큰 SUV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SUV 점유율은 52%로 세단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대형 SUV의 경우 2021년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9.2% 감소할 때 유일하게 5.4% 성장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