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비투엔(307870)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투엔은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주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는데요.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이뤄진 전환사채(CB) 주식전환 물량과 기존 경영진의 주식매도 등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 당시 구주 물량이 상당 부분 분할 매각된 데다, 최대주주 보유 지분도 주식담보대출로 잡혀있는 상황이라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반대매매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주주 변경 기대감에 급등하던 비투엔…돌연 급락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비투엔은 전 거래일 대비 8.71% 하락한 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비투엔은 지난 1일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4일에도 18.72% 급락했는데요. 이날까지 3거래일간 하락 폭만 48.05%에 달합니다.
비투엔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1년 상상인이안제1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국내증시에 상장했는데요. 상장 2년여 만에 경영권 매각에 나섰습니다. 지난 7월 조광원 비투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비투엔인수목적제2차 외5인과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죠.
최대주주 변경을 전후로 비투엔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지난 7월 2200원선에서 거래되던 비투엔 주가는 전달 들어 5180원까지 상승하며 135.45%급등했죠. AI 실버케어 신사업 추진 등에 따른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투엔은 최대주주 변경 계약 체결 이후 새 최대주주 측 경영진 선임과 의약·바이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으며, 투자조합 등을 대상으로 170억원 규모의 CB발행도 결정했죠.
새 최대주주에 오른 비투엔인수목적제2차는 주현정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주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 화장품 브랜드 ‘르씨’를 론칭한 제이스킨코리아의 대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코스닥 상장사
삼영이엔씨(065570) 등에 주주제안을 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던 인물이죠.
최대주주 변경 전 CB 전환…사전 유출 있었나
급등하던 비투엔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 전후로 기존 경영진들의 주식 매도가 잇따르며 급락세로 돌아섰는데요. 업계에선 주가 급등락 타이밍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투엔의 주가 상승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이뤄졌는데요. 이에 앞서 수차례 기발행 CB의 주식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비투엔의 경영권 양도 계약은 지난 7월13일 장마감 이후 이뤄졌는데요. CB의 주식전환은 이에 앞선 7월10일부터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90억원 규모의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2355원인데요. 지난 7월 주식전환 청구된 CB만 59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CB는 지난 2022년 키움증권을 통해 최초 발행됐지만, 키움증권의 셀다운으로 현재는 여러 투자자들에게 재매각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비투엔 관계자는 “공시 전 채권자들에게 미리 알려야 할 의무가 있긴 하지만 공시 직전에 알려준 것이고 이후 주식전환청구는 모두 공시 이후 모두 이뤄졌다”며 “경영권 관련 사전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비투엔인수목적제2차와 함께 구주를 인수했던 재무적투자자(FI)들의 보유지분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비투엔은 경영권 매각 당시 110만주 가량을 비투엔인수목적제이차와 5개 투자법인에 나눠서 매각했는데요. 비투엔인수목적제이차가 500만주를 △휴웍스어드바이저 △에이셉1호조합 △루솔레이글로벌 △파인트리1호조합 △피네건1호조합 등이 600만주 가량을 가져갔습니다. 이들 조합이 현재 취득한 구주 평단가는 2750원으로 지분양도가 이뤄진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평가차익은 60.36%인데요. FI들이 나눠 가져간 물량은 ‘5%룰’을 피해 매도가 가능합니다.
발행주식 25% 오버행 이슈에 반대매매 우려까지
문제는 비투엔의 주가하락이 생각보다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투엔은 주가 급락 당시 기타법인을 통한 단일계좌 거래량 상위종목에 오르는 등 기타법인에서 매도물량이 쏟아졌는데요. 지난 25일부터 기타법인에서 매도된 물량은 343만5057주입니다. 반면 비투엔인수목적제일차를 제외한 FI들이 확보한 비투엔 주식과 CB 전환물량은 약 850만주로 비투엔 발행주식총수(3368만6500주)의 25.24%에 달하죠.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가능성도 큰 것으로 확인됩니다. 비투엔 비투엔인수목적제2차는 비투엔 인수 당시 양수금 173억원 중 100억원을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했는데요. 와이앤제이대부로부터 보유지분 전부(500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당시 담보유지비율은 165%로 주가 3300원 수준을 유지해야하는데요. 현재 주가는 이미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테라사이언스(073640)는 최근 와이엔제이대부로부터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반대매매가 실행된 바 있습니다.
비투엔은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비투엔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는 현재 없다”면서 “매도 주체가 기다법인으로 정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최대주주와 함께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FI나 기존 CB를 보유한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