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이 열린 헌법재판소 앞은 진보와 보수 두 쪽으로 나뉘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탄핵 무효, 대통령 석방"을 주장했고, 시민단체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씨를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헌재가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재동엔 낮 12시쯤부터 200명의 아스팔트 보수들이 집결했습니다. 참가자는 모두 60대 이상 노년층으로, 2030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다만 주최 측은 얼마 없던 2030을 섭외해 시위 차량 연단에 올렸습니다. 사회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맡았습니다.
6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안국역 남측에서 아스팔트 보수가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즉시 복귀', '대통령 석방', '부정선거 척결', '가짜국회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현장에는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가 배포됐습니다. 태극기와 윤씨가 함께 그려진 새로운 피켓도 눈에 띄었습니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가 적힌 옷을 입은 30대 남성은 "국민 주권 지키는 진짜 언론이 바로 유튜브"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노래 '나는 문제없어'를 개사해 '계엄 문제없어'를 불렀습니다. 계엄이 없었다면 '더불어공산당'에게 입법 독재를 계속 당해왔을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유튜브채널 '신의한수'가 작사·작곡한 노래도 흘러나왔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힘내라 윤석열 우리의 목소리", "조국의 미래를 위해 싸워라", "당신의 뚜렷한 신념이 우리를 비춘다" 등의 가사를 따라서 불렀습니다.
6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안국역 남측에서 아스팔트 보수들이 시위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0대 여성은 "어줍잖은 선동과 주류 언론의 가짜뉴스에 국민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51%를 넘었다. 국민 절반이 탄핵을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2030들이 아직 잘 모르지만 깨어나야 한다. 아니라면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죽어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본인을 전직 언론인이라고 말한 50대 남성은 "비상계엄의 효과가 컸다. 사방에 숨어 있던 간첩과 빨갱이가 다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그는 "군대 용어로 '인원'은 군인 병력, '요원'은 하사관 이상 장교를 말한다. 상부에서 인원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은 군인 병력과 장교들을 철수시키라는 뜻"이라고 주장하며 "좌파 언론이 이걸 '국회의원을 빼내라 했다'는 가짜뉴스로 둔갑시켰다"고 했습니다.
6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안국역 남측의 아스팔트 보수 시위 차량 연단에 30대 남성이 올라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해당 남성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탈탈 털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학교(육군사관학교) 보내주고 월급 줬는데, 헌법에 충성하지 않고 민주당에 충성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의 발언을 들은 시위 참여자들은 곳곳에서 '나쁜 놈', '곽종근은 믿을 수 없다', '거짓말쟁이'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저께 헌재 변론기일에선 공작금 100억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탈탈 털렸다"며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헌법재판관들은 국민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6일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윤석열씨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한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9시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더 이상의 재판지연을 용납해선 안된다"며 "명백한 헌법위반의 방치가 곧 헌정질서의 훼손"이라고 했습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헌법재판관 임명보류 조치는 위헌, 위법하다"며 "헌법재판소의 역할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하루빨리 바로 세우는 것에 있다. 헌법재판관들이 자신의 본분과 사명에 충실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은 "윤석열은 뻔뻔스러운 궤변을 늘어놓으며 민주주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너트리고 있다"며 "국가의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사회적 갈등을 종식시키는 길은 하루빨리 헌법재판소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지연되는 동안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들의 결집과 선동이 방치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의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과 시민들의 고통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빠른 결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