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MZ세대 사이에서 종이통장 꾸미기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며 소장가치를 높이 평가받지만, 페이퍼리스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MZ세대들이 종이통장에 사진을 붙이거나 편지를 쓰는 일명 '통꾸(통장 꾸미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장 꾸미기란 은행 종이통장에 입금자명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7글자 내외로 작성해 편지를 쓰거나 사진을 붙여 꾸미는 것을 뜻합니다.
NH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를 개편하면서 '기록통장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기록통장으로 사용할 계좌를 선택한 뒤 기록 일정과 저축 금액을 입력하면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저축되고 미리 적어둔 내용이 기록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계좌에 일정 금액을 입금하면서 입금자명에 '오늘100일', '축하하고고마워' 등 연인이나 가족에게 남기고 싶은 문구를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이체할 때마다 기록된 메모를 통장에 출력하여 추억을 남기고자 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점을 참고했다"면서 "직접 이체를 1건씩 반복하면서 메모를 기록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록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탄소제로 정책에 반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간 은행들은 환경보호 및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종이통장 감축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다만 시중은행 관계자는 "종이통장 꾸미기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렇다고 탄소 줄이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바일 통장 꾸미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기록통장(최애적금형 기록)'은 대상을 설정하고 해당 대상과의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설정해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보통예금 상품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앱을 통해 입출금 내역을 직접 출력해 통장을 만드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일부 금융사들이 소비자들의 '통꾸'를 착안해 각종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기록통장(최애적금형 기록)'은 대상을 설정하고 해당 대상과의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설정해 저축하고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사진= 카카오뱅크)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