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동 리스크)③한화, 비스마야 프로젝트 재시동…턴어라운드 청신호

2022년 기성 미지급으로 계약 해지…지난해 12월 재계약 체결
2023년 공사미수금 일부·지난해 계약금 수령
미지급 공사비 모두 수령시 연내 사업 재개 기대감

입력 : 2025-02-2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16: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에 대해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 등 해외 현장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대규모 손실로 반영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어닝 쇼크 사례에서 촉발된 모습이다. 삼성E&A와 한화 건설부문 등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건설사들도 이 같은 전례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주요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 건설 사업의 건전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각 현장의 리스크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화(000880) 건설부문의 대규모 중동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이하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공사 재개에 따라 영업실적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원가 부담이 높은 현장들의 준공이 마무리되며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올해 턴어라운드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전경.(사진=한화 건설부문)
 
우여곡절 끝 비스마야 프로젝트 재개 준비…“착공 위한 논의 중”
 
18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현재 이라크국가투자위원회(National Investment Commission·NIC)와 비스마야 프로젝트 공사 재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 12월 공시를 통해 이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 체결을 공시한 바 있다. 공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NIC로부터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관련 사업을 14조7124억원에 수주했다. 이는 지난 2023년 한화의 연결 기준 매출(53조1348억원)의 27.6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계약기간은 2012년 5월30일부터 오는 2032년 12월31일까지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신도시 개발사업(BNCP)’과 ‘인프라(SI)’ 사업으로 구분된다. BNCP의 경우 △계약금 10% △중도금 15% △기성금 75%로, SI는 △계약금 10% △기성금 90%로 각각 계약조건이 구성돼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과거 한화건설 시절인 2012년 5월 BNCP 공사를 80억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11조5500억원), 2015년 4월 SI 공사를 21억2000만 달러(약 3조600억원)에 각각 수주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10월 한화건설은 NIC의 기성금 지연지급과 미지급 등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공사 미수금 약 9000억원이 기록됐다.
 
그러다 지난 2023년 1월 NIC의 사업 재개 요청에 따라 한화 건설부문은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잔여 가구 건설을 위한 변경 계약 협상을 진행해 왔다. 같은 해 1월과 12월에는 미수금의 일부인 3억 달러(약 4300억원)를 수령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공사 재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착공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0만80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SOC) 등 신도시를 건설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기준 3만여가구의 공사가 완료됐으며, 이 중 2만1480가구가 NIC에 이관돼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조 프로젝트’ 재개 기대감…수익성 대폭 개선 전망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3조7452억원, 영업손실 3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5조3266억원, 영업손실 22억원) 대비 매출은 29.7% 감소했고, 영업손실 폭도 커졌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개선된 수익성이 나타난다. 회사는 4분기 매출 1조104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전체 실적의 손실폭을 줄였다. 지난해 말 비스마야 프로젝트 계약에 따른 계약금이 매출로 기록되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올 상반기 중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공사가 재개된다면 하반기부터 대규모 매출이 한화 건설부문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건설부문의 턴어라운드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라크 BNCP 정산 대금 반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비스마야 프로젝트 수행에 따른 건설부문의 턴어라운드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라크 NIC의 비스마야 프로젝트 추진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 수주지원단이 이라크를 방문해 NIC 고위 관계자들과 비스마야 프로젝트 재개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나머지 공사 미수금을 모두 수령해야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2023년과 지난해 말 미수금과 계약금을 잇따라 지급한 것을 고려할 때, 올해 재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발주처인 NIC와 연내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착공 시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면서 “공사 재개시 올해 발생할 매출 규모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예년 대비 큰 폭의 외형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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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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