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한덕수 출마론'에 갑론을박…"시대 요구" "양심 있나"

성일종 등 출마 촉구…"국민 요구 외면하지 말라"
국힘 대선주자 견제 본격화…"대행 역할에 집중하라"
한덕수, 전략적 '침묵'…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 관측

입력 : 2025-04-13 오후 4:42:30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해외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부대장(권용구 해군 대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여권 일각으로부터 대선후보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이를 견제하는 입장이 격화하고 있고, 민주당은 "거취를 확실히 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6·3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받는 가운데, 한 권한대행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산하는 한덕수 차출론…"이미 당내 많은 의원이 출마 촉구"
 
3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한 권한대행을 향해 대선 출마를 촉구했습니다. 이어 "이미 우리 당 많은 의원님께서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했다"며 "한 권한대행께서는 이런 국민 요구에 응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성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국내외적 위기다. 이 혼란을 부드럽고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첫날부터 능숙하게, 세계의 파고에 맞서야 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국민들께서 한 권한대행은 국격을 대표하고 국민의 자존감을 높여줄 분으로 믿고 있다. 경제, 통상,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폭넓은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와 인품, 실력, 경륜은 혼돈의 대한민국을 새로운 질서의 대한민국으로 이끌어 낼 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초 성 의원 등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 총리의 출마를 촉구할 예정이었지만, 당 지도부가 단체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성 의원이 개별 입장문을 내는 방식으로 뜻을 밝히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 내에선 한 대행의 추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배경도 한 대행 추대론에 승산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는 설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당내에선 이미 한 권한대행 추대론에 찬성하는 현역 의원만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는 전언마저 나옵니다.
 
한동훈·나경원·안철수 등 견제구…"본인 소명 다하라"
 
이 같은 분위기에 한 권한대행을 향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견제 역시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권한대행 출마론에 관한 질문에 "주변에서 부산스럽게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현재 행정부 수반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대선 공고도 본인이 직접 한 상황"이라며 "당장 경선을 준비하는데 '이 경선은 그러면 아니고'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경원 의원도 한 권한대행의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 구상에 "한 총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굉장히 중차대한 일이다. 지금 관세전쟁 중에 그 문제를 먼저 풀어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주 미묘한 시기인데, 대행으로서 그 역할에 집중해줄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제동을 걸었습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이번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공정하게 선출될 수 있게 열심히 관리하는 것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본인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한덕수 차출론'에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아마 여러 언론에서나 국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실 점이 많지 않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 "거취 확실히 하라"…정작 한덕수는 '침묵'
 
민주당도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거취를 확실히 하라"며 비판했습니다.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안그래도 망가진 국정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대선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이나, 이를 두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한 대행이나 국민 앞에 염치가 있기는 한지 묻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한 권한대행에게 "국정을 자신의 욕망을 저울질하는 일에 이용하지 마라"며 "지금 대통령 직무대행에게 부여된 책무는 대한민국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스스로의 거취를 명확히 하라"며 "국정을 감당할 각오도, 물러나 국민의 심판을 받을 용기도 없는 자에게 국정을 더 맡겨두기엔 대한민국에겐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정치권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면서도 명확한 불출마 입장은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의향을 묻자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출마설에 불이 붙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 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 권한대행이 이번 6·3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4월 말 총리직 사퇴, 5월 초 대선 출마선언 5월 초중순 여권 후보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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