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여론조사)②국민 절반 "중동전 책임, 이스라엘·미국"

이란 32.5% 대 이스라엘 27.6% 대 미국 21.9%
보수층·국힘 지지층, '이란 책임'
진보층·민주 지지층, '이스라엘·미국 책임'

입력 : 2025-06-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가량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의 책임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명 중 1명은 이란의 책임을 짚었습니다. 특히 진영별로 의견이 크게 갈렸습니다. 보수층은 이란을, 진보층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책임을 묻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26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6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쟁 책임이 누구에게 좀 더 크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2.5%는 이란을 선택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응답은 각각 27.6%, 21.9%로, 동맹 관계인 두 나라를 더하면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도 18.0%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6%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세대별·지역별 편차 뚜렷
 
중동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을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화약고로 변했습니다. 이란의 핵 개발이 양국 간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미국은 21일 이란의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폭격하며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이에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거론하며 보복 공격을 시사했고, 22일엔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전 세계를 격랑에 빠트렸습니다. 
 
보복에 보복이 반복되던 중동전 양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휴전을 전격 발표하며 새로운 양상을 맞았습니다. 다만, 이란 국민들이 일방적 항복으로 받아들이는 등 신정체제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으면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먼저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중동 전쟁의 책임이 큰 국가로 이란을 첫 손에 꼽았습니다. 20대 이란 41.5% 대 이스라엘 26.2% 대 미국 14.5%였습니다. 30대의 경우에도 이란 37.7% 대 이스라엘 22.8% 대 미국 22.0%로, 비교적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이란을 지목한 응답이 높았습니다.
 
40대에서 60대까지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응답이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40대 이스라엘 36.7% 대 이란 27.6% 대 미국 21.6%, 50대 이스라엘 34.2% 대 미국 29.4% 대 이란 22.7%, 60대 이란 34.1% 대 이스라엘 25.9% 대 미국 24.1%였습니다. 70세 이상에선 이란 34.4% 대 미국 17.4% 대 이스라엘 17.1%로 집계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호남 등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지목한 응답이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호남은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모든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30%를 상회하며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 이란 35.6% 대 이스라엘 27.1% 대 미국 21.7%, 경기·인천 이스라엘 32.1% 대 이란 30.5% 대 미국 21.6%, 광주·전라 미국 36.2% 대 이란 24.4% 대 이스라엘 17.8%, 강원·제주 이스라엘 32.4% 대 이란 28.7% 대 미국 19.9%였습니다.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에선 이란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30%대 중반을 훌쩍 넘으며 모든 지역 중 가장 높았습니다. 대구·경북 이란 37.1% 대 이스라엘 29.5% 대 미국 13.6%였습니다. 부산·울산·경남(PK)의 경우 이란 33.7% 대 이스라엘 26.9% 대 미국 20.2%였으며, 대전·충청·세종은 이란 35.7% 대 이스라엘 21.1% 대 미국 20.7%였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영별로도 이견 뚜렷…보수층 '이란' 대 진보층 '이스라엘·미국'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은 이란 32.4% 대 이스라엘 26.3% 대 미국 20.0%였습니다. 특히 중동 전쟁의 책임 여부를 놓고 보수층과 진보층의 응답이 크게 엇갈렸는데요. 보수층은 이란 45.8% 대 이스라엘 22.0% 대 미국 15.8%로, 이란의 책임을 물었고 진보층은 이스라엘 35.4% 대 미국 31.0% 대 이란 19.5%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60%를 상회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도 이견이 뚜렷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이스라엘 36.0% 대 미국 33.3% 대 이란 14.2%로, 진보층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란 56.5% 대 이스라엘 15.3% 대 미국 7.6%로, 절반 이상이 이란의 책임이 크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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