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가 만든 호황…해운 1분기 실적 ‘청신호’

SCFI 41.8%·LNG선 운임 183.6%↑
실적 변수, 유가 상승분 운임 전가력

입력 : 2026-04-15 오전 11:18:2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당초 불황이 짙어질 것으로 우려됐던 국내 해운업계가 중동발 지정학적 무력 충돌이라는 변수를 만나 실적 반등의 전기를 맞았습니다. 글로벌 물류 차질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주요 선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우려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치솟는 연료비를 운임에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수익성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로 떠올랐습니다.
 
컨테이너선에서 벌크선으로 사업을 다각화 중인 HMM의 벌크선. (사진=HMM)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011200)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68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56.2% 감소한 수치이나, 지난해는 2024년 홍해 사태 당시 컨테이너선 특수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HMM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눈높이를 올렸습니다. KB증권은 컨센서스 대비 15.8% 높은 3114억원으로 예상했고 다올투자증권은 3107억원, NH투자증권은 2803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팬오션(028670)의 1분기 영업이익 기대치는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난 130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 들어 NH투자증권은 기대치보다 6%가량 높은 1385억원을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iM증권, 다올투자증권 모두 상회하는 전망치를 연달아 냈습니다. 
 
실적 눈높이가 올라간 핵심 배경은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에 따른 가파른 운임 상승입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무력 충돌 발발일인 2월27일 1333.11에서 지난 10일 1890.77로 41.8% 뛰었습니다. 17만4000CBM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단기 운임 역시 2월23일 3만500달러에서 지난 13일 8만6500달러로 183.6% 치솟았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치솟은 보험료보다 운임 상승폭이 더 큰 데다, 보험료를 화주와 나눠서 부담하는 점도 해운사 실적 개선 전망을 거들고 있습니다.
 
달러 기반으로 운임을 정산하는 해운업 특성상 지난해 말 1447.0원에서 3월 말 1510.5원으로 63.5원 오른 달러·원 환율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습니다. 일반 제조업은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로 환차익이 상당 부분 상쇄되는 반면, 해운업은 상대적으로 원자재 수입 비중이 작아 고환율에 따른 달러 환산 이익을 더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1분기 이후 해운사들의 실적 흐름은 뜀박질하는 유가를 실제 운임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 흐름에서 변동성이 확대하지 않는다면 이미 유가를 반영한 운임이 책정돼 2분기 실적 우려가 적다”고 내다봤습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어 높아진 연료비를 운임으로 전가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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