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판사회의..다음주가 분수령 될 듯

오는 27일 법관 정기인사 이후 논의 지속여부 관건

입력 : 2012-02-15 오후 4:18:53
지난 14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가 대법원 앞에서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 결정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법원노조는 "이번 사태는 대법원 방침에 순응하지 않는 법관을 솎아내는 '법관 파면'의 손쉬운 수단으로 악용됨으로써 법관의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법부 관료화를 급격하게 부추길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사진제공 전공노 법원본부)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서울북부지법 서기호 판사(42·사법연수원 29기)의 연임탈락을 기폭제로 판사들의 집단 움직임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수원지법이 21일 판사회의를 열기로 결정하면서 지금까지 판사회의가 확정된 법원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남부지법, 서울서부지법 등 네 곳으로 늘어났다.
 
서 판사가 소속된 서울북부지법은 물론 서울동부지법 역시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7일 법원 정기인사가 예정돼 있어 판사회의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번질 것인지 미지수다. 이번 인사로 전국의 판사 절반 이상이 보직을 옮기거나 전보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응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 판사는 "정기 인사가 시작되면 판사들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해야 하고 그 시간이 약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판사회의가 계속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인천지법의 한 단독 판사도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연판장을 돌리거나 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예전 신영철 대법관 사건 때처럼 전국 법원으로 번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되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인천지법의 또 다른 단독판사는 "법관연임 심사, 근무평정 등은 오래 전부터 많은 판사들이 문제를 함께 인식했던 주제"라면서 "기간은 문제되지 않는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떻게든 문제제기를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2009년 5월 신영철 대법관 촛불재판 개입 사태 때에는 약 열흘만에 전국 17개 법원에서 단독판사회와 고법 배석판사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수도권의 여러 판사는 "일단 이번 주에 열리는 판사회의 결과를 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판사들도 없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 다음 주가 판사회의 행진이 계속될 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 판사가 소속된 서울북부지법은 박삼봉 법원장이 지난 13일 일부 단독판사들을 불러 판사회의 개최 시기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것을 두고 파문이 일었다.
 
서울북부지법 이화용 공보판사는 "법원장이 판사회의를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 판사는 "다만, 우리가 어떻게 보면 당사자법원이고 서 판사의 재임용 거부에 대해 불만과 의혹들이 많은데 우리가 앞서서 하면 더 오해가 증폭될 수 있지 않겠느냐. 시기적으로 완급을 조절하면 어떻겠느냐는 하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이어 "법원장이 단독 판사들을 한 명 한 명 불러 판사회의를 하지 않는다고 할 때까지 보내주지 않겠다고 한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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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