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삼성그룹 창업주인 故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81)가 동생인 3남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유산소송을 낸 것과 관련, 삼성그룹 소속 변호사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씨가 이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소송은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으로, 이씨는 일요일인 지난 12일 전자소송으로 소장을 제출했다. 청구금액은 7138억 7562만 2600원.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씨가 일찌감치 대형로펌인 법무법인(유) 화우를 대리인으로 선임한 데 반해 이 회장 측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이 화해 등으로 조용히 마무리 짓기 위해 외부 변호사 보다는 그룹 내부 변호사들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변호사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로펌으로 치면 10위권 안에 들어
한국법조인대관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에 있는 변호사 수는 90여명에 이른다. 로펌으로 치면 국내 10위권 안에 든다. 또 법원이나 검찰청으로 치면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수도권지역의 웬만한 지방법원, 지방검찰청과 맞먹는 규모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삼성그룹 변호사들만 가지고 지법이나 지검을 구성할 수도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삼성그룹 내 법조인 중 가장 맏형은 김상균 삼성전자 준법경영지원실장(사장)이다. 사법연수원 13기인 그는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2005년 삼성그룹 법무실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그 다음이 연수원 14기인 서우정 삼성그룹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서 실장은 서울지검 특수1부장검사와 서울고검 검사를 역임 한 뒤 2004년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 부사장으로 삼성에 입사했다.
15기인 권기섭 삼성엔지니어링 법무팀 전무는 전관이 아닌 순수 '삼성맨'이다. 1996년 삼성전자 법무팀 변호사로 입사해 전무가 됐다.
법원을 기준으로 고법부장급인 연수원 18~19기 법조인들도 적지 않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강기중 삼성그룹 법무실 전무(18기),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 출신인 김상우 해외법무팀장(부사장),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 출신인 성열우 법률봉사단장(부사장)이 18기 동기들이다.
◇조준형 삼성전자 법무팀장 19기 검사 출신
광주지검 부부장 출신인 김수목 삼성전자 부사장이 바로 밑 19기이며, 인천지검 출신 의 이현동 삼성전자 전무, 역시 인천지검 검사출신으로 삼성전자 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조준형 부사장이 19기다.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으로 20기인 여남구 상무가 삼성전자 법무실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서울지검 검사 출신의 엄대현 삼성전자 전무가 21기로 바로 그 아래다. 이어 서울북부지법 판사 출신인 강선명 삼성물산 법무팀장(상무), 인천지검 검사 출신인 김대열 삼성물산 상무, 광주지검 순천지청 부부장검사 출신인 유병규 삼성SDS 준법경영지원실 전무가 모두 22기 동기다. 23기로 서울지검 검사 출신인 김영호 삼성물산 전무가 23기로 네명의 동기와 함께 밑에서 받치고 있다.
한편, 구성면에서는 다양한 전관출신들이 있지만 검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비교적 고참급인 연수원 30기 이상 변호사 31명 중 검사출신이 15명으로, 판사출신 8명보다 훨씬 많다.
고위 검찰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한 변호사는 "검사들이 조직문화를 잘 이해하고 섞이기 쉬운 장점이 있다"면서도, "기업이 형사사건에 민감한 만큼 일종의 바람막이 역할로 검사출신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