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적인 간섭이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더구나 정치사찰은 엄격히 금지했다."(고영구 전 국정원장)
# "참여정부 자체가 정치정보를 하지 못하게 했다. 정보관리실로 정치정보가 올라오지도 않았고, 정치정보를 취급한다는 것으로 문제되거나 거론된 사실이 없다."(김만복 전 국정원장)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고영구·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참여정부에서는 정치사찰 자체를 엄격히 금지했다고 증언했다.
4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두 명의 전직 국정원장은 최근 노무현재단 사료편찬특별위원회 구술기록 등을 통해 "참여정부에서는 국정원 등 정보기관의 사찰 정보수집, 정치보고를 아예 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권력기관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불법적인 정치사찰이나 표적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노 대통령의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국정원장의 독대를 받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혔고, 취임 직후 국회 연설에서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을 정치권력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며 이전 정권까지 존재했던 독대를 폐지한 바 있다.
고 전 원장은 지난 2007년 12월 19일 <참여정부 5년의 기록> 다큐멘터리에서 "임명장을 받고 나서 잠깐의 티타임이 있었죠. 그때 대통령께서는 아주 가벼운 말씀을 몇 가지 해주셨고,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원장은 내가 위법한 지시를 내렸을 때 그것을 따르겠느냐, 따르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이 계셨다"며 "제 기억에는 지금 인수위 시절부터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의 독대를 받지 않겠다, 또 사찰성 정보 같은 것을 수집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겠다는 등등의 국정원 개혁에 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고 소회했다.
김 전 원장도 회고를 통해 "우선 참여정부 자체가 국정원으로 하여금 정치정보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정보관리실로 정치정보가 올라오지도 않았고, 따라서 정치정보를 취급한다는 것으로 인해서 이슈가 되거나 문제가 되거나 거론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의 이상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은 국가정보원에 소위 '박근혜 TF'라는 조직을 가동했고,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07년엔 박 위원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권은 '박근혜 TF'를 2004년부터 가동했다고 한다"며 "박 위원장이 천막당사에서 2004년 17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이후 각급 보궐선거에서 연전연승하자 노무현 정권이 박 위원장을 본격적으로 감시하고 사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